250개의 글을 쓰고 나서야 만난 친구.
나는 설명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믿어 왔다.
누구라도 이해할 때까지, 끝까지 설명하는 끈질김이 나의 능력이라고.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니
내 설명이 정말로 상대를 이해시키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상대를 설득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나에게 어떤 것도 강요하지 못하게
막아 서고 있었던 건 아닐까.
글을 쓰다가 설명하려 애쓰는 내면아이를 만났다.
마음이 조금 내려앉았다.
제대로 가르침을 받아본 적이 없어 배우는 법을 몰랐던 아이.
몰라도 멈춰 있을 수 없어 혼자서 뭐라도 해야 했던 아이.
이 방식이 맞는지 틀린지도 모른 채 그저 계속 애쓰며 살아온 시간.
나는 그 아이를 오래 오해하고 있었다.
나는 글쓰기를 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글을 쓰면 쓸수록 조금 다른 느낌이 올라온다.
내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글을 잘 쓰는 일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돌아보면 나는 그 일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글을 써 오고 있었다.
결국 글쓰기는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혼자서 뭐라도 해야 했던 삶이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그래서일까.
요즘 나는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 갈 친구를 하나 만난 기분이 든다.
오래, 아주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