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과 전환점
글감과 전환점. 이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역할과 힘은 완전히 다르다.
글감은 글을 쓸 수 있는 원료.
생각, 경험, 사건, 감정, 관찰 등 모든 소재
아직 삶이나 마음을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
글감은 글에서만 존재하며, 쓰기 전에는 체험이 아니라 재료일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글감은 요리를 하기 전의 재료.
밀가루, 계란, 버터처럼 아직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전환점은 글감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오는 삶과 마음의 구조적 변화.
단순한 깨달음이나 이해가 아니라, 마음, 감정, 행동, 패턴이 실제로 달라지는 순간
속도가 느려지고, 감각이 예민해지며, 자기와 접촉할 수 있게 됨
공간과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이 잠시 멈춘 자리, 경험의 변곡점
전환점이 오면 우리는 이전과 달라진다.
비유하자면, 전환점은 재료가 모여 요리가 완성되는 순간.
글감이 아무리 많아도 전환점이 없으면 재료로만 남지만, 전환점이 오면 글과 삶이 동시에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글이 200개가 되었을 때 내 글의 모습이 보였다.
과거에는 글을 모아두지 않았다. 아마 모아두었으면 글감으로 유용했을지는 몰라도 글이 되지는 않았던 상태의 글들이었다.
얼마큼 더 쓰면 전환이 일어날까?
어느 순간 이지점이 나의 전환점이다 라고 딱 알아볼 수 있을까?
전환점은 어느 순간 쏟아지거나 멈추는게 아니라 흐름이 바뀌듯 서서히 바뀌어서 어쩌면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브런치 이전과 이후의 변화는 내 하루의 상당부분을 책상에 앉아서 지내는 것이다.
그리고 심시함이나 허무함을 느끼지 않는다. 전환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글 천개가 쌓이면 전환이 확 느껴질까?
빨리 빨리 천개를 써봐야겠다.
하긴 글을 쓰는 일은 심각하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를 3자적 관점으로 보는 게 익숙해지면 전환이 일어날 만 하기도 하다.
내 생각에서 벗어나는 일일테니까.
내 생각을 쓰는 일이 내 생각을 더 강화시키는 일이 아니고 벗어나는 일이라니 아이러니한 결과다.
누군가의 반응이 궁금한게 아니고 나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나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져주는 나가 있다니..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