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방글라데시의 행복감이 큰 이유를 이제 이해했네. 기대없는 삶

by 정오의 햇빛

꽤 오랜 시간동안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없이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있다.

된장 배추국. 김밥. 맛있는 음식에 기대없이 손쉽게 장만 할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있다.


오늘 나는 배추 우거지국에 딱딱하게 굳은 김밥을 넣어 끓였다.

분명히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특별히 마땅찮음도 없었다.

그냥 먹는 것. 먹어야 하는 것.

최소한의 비용과 극단의 간편함으로 준비하는 음식.

그것만으로 내 목적은 충족된다.


음식에 기대감.맛있음을 추구하는 압박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배추를 뒤적이고 김밥을 자르는 손길 속에서, 나는 단순히 행동하는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은 쾌감 속에 있지 않다. 달콤함이나 즐거움만을 좇는 순간, 행복은 늘 기대와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쾌감과 불쾌감이 교차하는 지점—즉, 약간의 귀찮음, 불편함, 반복적 노동 속—에 존재할 때, 우리는 행동 그 자체에서 오는 자유와 충만감을 맛볼 수 있다.

행복은 자극의 극대화가 아니라, 자극이 최소화한 상태에서의 교차지점에 위치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은 맛있는 음식, 완벽한 순간, 큰 성취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맛없고 지루하며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도 의식적 존재로서의 나 자신을 발견할 때 나타난다.


행복이란 결국 행동에 깃든 평온이 아닐까.
쾌감과 불쾌감이 낮은 지점에서 교차할때, 우리는 기대와 욕망의 무게에서 벗어나, 단순히 ‘움직이는 나’와 마주할 수 있다. 그 순간이야말로 행동에 기반한, 가장 순수한 형태의 행복이다.


행복의 크기가 클 수록 우울의 크기도 정비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전환 체크 5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