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함이란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말.

by 정오의 햇빛

혼자 있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게 참 인상적이었다.

혼자 50년을 넘게 살아도 괜찮다니.

나는 항상 ‘경차 몸으로 그랜저처럼’ 움직였고, 몸에 큰 부담을 주면서도 무리했다.

그래도 할 수 있었고, 생명이 붙어 있는 한 계속할 수 있었다.

한의사가 한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당신은 힘을 골수에서 뽑아다 쓰는 사람이다.”


골수에서 에너지를 뽑아 쓰다니… 몸에서 마지막까지 쓸 힘을 짜내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때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냥 무리해도 되는 사람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몸이 한계를 보였다. 38살 무렵, 허리가 완전히 뒤틀리고 척추가 버티지 못하게 되면서,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 운동하고, 스키 타고, 일을 쉬지 않고 달렸던 삶의 결과였다.


그 후 일을 줄이고 몸을 쉬게 하면서, 점점 상태가 나아졌다.

하지만 극도의 우울함에 빠졌다. 17년이 지났다.


오늘 깨달은 건 행복의 위치였다. 행복은 높은 피치에 있는 게 아니라, 낮은 지대, 교차점에 있다는 것이다.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려면, 감정의 극단 사이를 오가는 대신 ‘적당한 상태’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조금 우울하지만 깊지는 않은 상태

조금 슬프지만 극단적이지 않은 상태

극단적 행복과 극단적 고난을 오가며 사는 삶은 결국 마모되고 부서진다. 나는 마치 경차 몸으로 그랜저처럼 살았던 것이다.


행복을 습관으로 만들려면, 감정의 피치를 너무 올리거나 내리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예전 나는 서울-부산을 오가며, 실제로 극단적인 피치 상태를 경험하며 살아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건 너무 힘들어서, 움직이고, 운전이라도 하며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친구의 말을 들은지 보름만에, 깨달음을 얻었다.

피치를 너무 높이거나 낮추지 않고, 적당한 지점에서 감정을 왔다 갔다 하며 사는 것.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삶. 이제 나는 이 교차점을 찾고, 그 안에서 나를 조율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울함도 즐거움도 없는 상태가 어쩌면 행복인건지도 모르겠다.

행복하다면 즐거움을 추구할 이유도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부족감이 없는 삶. 그것이 행복한 삶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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