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찾아보자

그래도 어딘가 변화가 있겠지. 설마 없으랴.

by 정오의 햇빛

어쩌면 아주 미미한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변화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아주 작은 변화라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 자신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을 테니까.


솔직히, 내가 어떤 글을 썼는지는 이제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300개쯤 글을 썼다면, 분명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한 걸까?

분명 관점의 변화는 조금 있었다.
양파를 다듬으며 예전 같으면 양파가 썩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오늘은 양파가 부지런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 눈에는 썩어가고 있지만 양파 입장에서는 그 안에 생명이 움트는 과정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은 인식의 전환이 나에게는 큰 의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글을 쓰면서 나는 관찰자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냥 흘려보냈을 감정이나 생각을 이제는 기록하고, 바라보고,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300개의 글이 하루아침에 삶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생긴 변화는 언어와 사고의 틀 속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를 움직인다.

예전보다 질문이 많아졌는가?
예전보다 판단이 느려졌는가?
예전보다 사물을 오래 바라보는가?


이 중 하나라도 그렇다면,
글쓰기는 이미 나 안에서 조용히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주 미미한 변화라도 기록해야 한다.
그것이 내 글쓰기의 이유이자, 나 자신을 보는 방법이다.


어쩌면 이 질문 자체가, 다음 글의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300개의 글을 썼는데 무엇이 변했을까〉

내가 나의 변화를 인식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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