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를 쓰며 휴식을 취하게 된 일주일
최근 예상치 않게 병가를 쓰게 된 일이 있었다.
한 달 전 캘리그라피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 위해 퇴근 이후 분주하게 돌아다니던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는 아버지와 부딧치며 나는 공중부양을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 짧은 순간 민첩성을 발휘하여 피하지 못했던 나는 어느 순간 환자가 다시 돼 버린 것이다.
몇 분 간은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시체처럼 가만히 있었다. 타박상이야 내 일상이 돼버려서 대수롭지 않지만 아직도 트라우마가 남아 나도 모르게 다치는 일이 생기면 무섭고 움츠려진다. 몇 년간 다치지 않아 하나님께 감사하고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던 중이었는데 집에서 마룻바닥에서 아버지와 부딧칠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본인 자신 때문에 넘어져 있는 딸이 안쓰러우셨던 아버지는 미안하다는 마음을 내게 표현해 줬고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나를 태워주며 정성껏 대해 주셨다.
" 일주일은 아플 거야..
통증에 이골이 났던 것일까? 아무렇지 않게 나는 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같이 일하는 직원이 설 연휴기간으로 장기 휴가를 쓴탓에 난 이틀은 아파도 참고 업무를 해야 했다. 그래도 다행히 근로지원인 덕분에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업무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설연휴 기간은 나의 안정을 취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 시간이 있어서 마음껏 아파하며 쉴 수 있었다. 일주일이 되었으니 좀 괜찮을까? 했는데 여전히 남아있는 통증으로 정형외과로 향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 뼈가 이상한 대요? 꼬리뼈가 금이갔네요..
순간 놀라 당황하기는 했지만 벌어진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통증 치료를 받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꼬리뼈 금 갔으면 무척 아팠을 텐데..
어떻게 참았니…
일주일을 기다리게 한 아버지의 미안함이 말속에 또다시 느껴졌다.
휴가를 쓰면서 안정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다음날 출근하여 팀장님을 찾아갔다.
지은 씨 병가 쓰는 게 어때요?
뜻밖에 제안이었다. 사실 병가를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정말 아프고 쉬어야 할 때도 병가를 얻지 못했는데 금 갔다고 병가 주겠어? 내 휴가로 쓰고 말지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파서 휴가 쓸 때는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싶었다. 그래서 한말이었는데 오랫동안 함께 근무했던 인연으로 팀장님을 묶어 주신 하나님 덕분에 나는 배려라는 것을 받았다. 그렇게 꼬리뼈에 금이 가게 해 주셔서 17년 만에 병가가 통과되어 일주일의 휴식을 갖게 되었다.
" 야호. 신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병가확정이 된 그 즉시 난 아픈 통증보다 이상하게 통쾌감이 들었다. 기쁨의 노래가 절로 나오는 기분을 회사에서 애써 참아가며 그 하루를 견디었다.
병가 쓰려고 애쓸 때는 통과되지 않더니만 이렇게 쉽게 통과되다니..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17년간 쉬지 않고 일했고 몸이 아플때도 그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때에 맞는 필요를 채워주셨기 때문이었다. 남들 보기에 편해 보이는 직업 또는 어렵지 않아 보이는 업무라는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하나님은 나의 노고를 알고 숨 쉴 틈을 주셨다. 그래도 부족했다. 평생 쉼을 갈망하는 나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쉼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하나님은 이해되지 않은 방법으로 나를 훈련시키시며 나의 간절했던 바람을 만나와 메추라기처럼 주시는구나 라는 깨달음이 왔다. 그렇게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는 단순한 사건 속에서도 하나님이 일하시며 나를 돌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병가라는 쉼을 통해 나는 내 마음도 육체도 잠시 돌볼 여유를 갖기도 했고 이제 따스하게 다가오는 봄의 계절도 느껴보며 한껏 병가를 즐겼다.
또 곧 있을 자격증 시험을 위해 배운 서체들을 연습 해야 하는데 …
시간이 필요했던 문제도 단번에 해결 받아 짧았지만 달콤한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다.
비록 쓰는 과정에 마음 상한 일도 있었지만 쌓여가는 주름도 리프팅을 해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지쳐가는 직장생활의 오늘 하루도 힘을 내본다.
https://youtu.be/H79FL5F4Mak?si=TanFERbik3qSc3_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