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 속에 비친 세상

by 김원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끔 놀라곤 한다. 아이들은 우리가 매일 보는 것들을 마치 처음 보는 듯 새롭게 바라본다. 그것이 나무 한 그루든, 바닥의 작은 돌멩이든, 혹은 길가의 물웅덩이든 말이다. 나는 그들의 눈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세상을 발견하곤 한다.


한 번은 둘째 아이와 함께 산책을 했다. 단순히 함께 걷고 시간을 보내려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는 내가 걸음을 재촉할 때마다 멈춰 서서 무언가를 가리켰다.
“저기, 나뭇잎 위에 작은 벌레가 있어요!”
“저기, 저 강아지가 우리를 보고 웃는 것 같아요!”


그날 나는 평소엔 지나쳤을 풍경들을 아이의 손가락 끝을 따라 바라보았다. 아이의 말대로 나뭇잎 위의 벌레는 태양빛에 반짝이고 있었고, 강아지는 정말 웃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는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어쩐지 부러웠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탐구하고, 낯선 것에는 질문을 던지며, 익숙한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그런 아이와 함께 있으면 나 역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매일 보던 길거리의 나무가, 하늘의 구름이, 그리고 사람들의 미소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말로 나무는 흔들리는 잎사귀로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어쩌면 작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너무 익숙하다는 이유로, 혹은 바쁘다는 이유로 세상의 많은 것들을 무심히 지나치곤 한다. 아이의 눈 속에 비친 세상은 단순하지만 깊다. 그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호기심, 그리고 느리게 보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오늘 당신도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모든 것을 처음 보듯이, 모든 것을 느긋하게,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그 순간, 당신의 세상은 조금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