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나는 하루 동안 무엇을 붙들고 사는 사람일까를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닝커피처럼 너무 당연해서
바로 떠오르는 것들도 있었고,
습관처럼 늘 곁에 있었지만
한 달쯤 거슬러 올라가서야
비로소 기억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중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약이나 술, 도박 같은 것들이 먼저 겹쳐집니다.
저는 그 세계와는 꽤 멀리 떨어진 사람이라 생각하며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열 개를 차곡차곡 늘어놓고 보니
그 셋이 모두 포함돼 있었습니다.
웃고 넘기기엔 애매했고,
이걸 이렇게 적어도 될까 싶어
잠시 멈춰 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중 어느 하나도 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부끄럽거나 변명하고 싶은 중독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데
꼭 필요한 조각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좋고 나쁨을 따지기보다
그냥 그렇게 살아오며
몸과 마음에 남은 흔적들이니까요.
더 생각해 보려 애써도 이제는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쯤이 저의 솔직한 밑천일 것 같습니다.
의외로 대단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초라하지도 않은 딱 그 정도입니다.
요즘은 틈만 나면 브런치에 들어가
누군가의 문장을 읽습니다.
이렇게 살았다는 고백들,
이렇게 견뎠다는 기록들.
정신을 차려보면
나도 모르게 다음 글을 누르고 있습니다.
어쩌면 조만간,
새로운 중독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읽는 것과 쓰는 것 사이의 어디쯤에서요.
그런 기분 좋은 예감을 품으며,
이번 연재는 여기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