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사랑은 기술이다.

안녕,하고 시를 만났다

by 헤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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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고 시를 만났다. 시를 언제 만났는지 궁금해 하지 않도록 책 표지 오른쪽 아래에는 '국어 시간에 시쓰기'라는 부제가 조용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제목부터 독자에게 시와의 만남을 암시하는 이 책은 중학교 2학년 여학생들의 시를 담고 있다. 감수성이 풍부한 그 나이 여학생들은 어떤 이야기를 시로 풀어냈을까? 책을 펼치는 순간, 차례를 만나기도 전에 몇 편의 시가 먼저 소개되며 독자를 자연스럽게 시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이과 성향의 국어교사가 쓴 책이라니, 흥미롭다. 감수성 메마른 교사도 시를 가르칠 수 있으니 한 번 도전해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최인영 선생님의 소개글이 더욱 이 책을 궁금하게 만든다. 시는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만의 영역이 아니며, 누구든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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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다양한 시가 담겨 있다. 경험에서 길어 올린 시, 가슴에 품은 송곳 같은 시, 반어와 역설을 활용한 시, 군더더기를 덜어낸 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시들이 자리하고 있다. 시를 읽고 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 이 책은 시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시가 훨씬 가까운 존재임을 알려준다.

50여 편의 시가 실려 있으며, 각 시마다 저자가 따뜻한 시선으로 해설을 덧붙인다. 학생들이 쓴 시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깊이 읽어낸 저자의 설명은 또 하나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순히 시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쓰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자기 마음을 표현했는지를 보여주며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인상적인 문장이 있다. "교사가 많이 가르치면 아이들이 많이 배울까? 그건 오해다. 그래서 나는 해마다 주제 하나만 잡아서 수업을 엮는다. 사실은 하나만 제대로 가르치기에도 벅차다." 이 문장은 시험과 내신 성적에 매몰된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는 것이 단순한 국어 수업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강조하는 듯하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시를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볼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책 속 시의 소재도 다양하다. 길고양이, 엄마, 사탕, 거울, 물집, 돌멩이, 떡볶이, 선인장, 도서관, 우산 등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것들이 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가 거창한 주제를 다루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누구나 자신이 느낀 바를 시로 표현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책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시를 쓰려는 학생들에게 팁을 제공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시를 쓰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팁은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라는 조언이다. 시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걸리는 부분이 생기고, 그것을 다듬어 나가다 보면 좋은 시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마음을 담아 쓰라는 조언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길고 장황한 설명글도 진심을 담아 쓰면 시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시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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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학교 여학생들이 시를 배우고 써 나가는 과정을 기록한 동시에, 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시란 이렇게 쓰면 된다’는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시집이면서도 에세이 같은 느낌을 주고, 학생들의 성장과 표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생님의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책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시를 쓰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면, 우리가 조금 더 사춘기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시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는 길을 열어주는 소중한 책이다.





50여 편의 시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으며, 실리지 않은 시들까지도 궁금해진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1년 동안 고민하며 써 내려간 이 책은 단순한 시집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책이다.


목차의 마지막 '시가 건네는 작은 위안 -왜 시를 읽고 쓰나?' 에 가장 마지막 시가 둘째의 시라 이 책은 나에게 더 소중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했습니다.

생소쌤 = 생각소리쌤 = 생각소리를 듣고 글로 바꾸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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