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크림빵
미묘한 시선과 잔혹한 현실이 교차하는 이야기의 힘
'죽음' 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강렬하다. 하지만 그 뒤에 붙은 ‘크림빵’이라는 말은 의아함과 묘한 감정을 동시에 자아낸다. 『죽음과 크림빵』이라는 제목에 끌려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들었다. 분명 누군가는 죽었을 것이고, ‘크림빵’이라는 평범한 단어가 그 죽음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으리라는 추론만으로.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사건의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구조와 복잡한 인물 관계를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현실의 잔혹함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부고로 시작되는 첫 장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어지는 세 인물—이종수, 허자은, 정하늬—의 시점은 이야기의 흐름을 다층적으로 전개한다.
표면적으로는 이 세 인물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들이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민낯이 중심이 된다. 권력, 위계, 왜곡된 동경,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폭력이 한 인물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그 죽음의 주인공, 허자은. 그녀는 ‘슈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때는 사랑받고 싶었던 인물이지만, 사회와 관계 속에서 끝내 외면당한 존재다.
이 소설은 특히, 다수의 대화체를 장황한 서술로 풀어내면서도 독자에게 각 인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한다는 데 있다. 읽는 내내 분노와 불편함이 차오르지만, 동시에 놓을 수 없는 흡입력을 지닌다. 그 감정의 깊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는 무관심과 냉소, 그리고 회색의 중간지대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슈슈가 만난 ‘크림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그녀 삶의 충격이자 동경의 상징이며, 끝내 그녀를 집어삼킨 은유다.
우신영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가?”
그 시선은 누군가를 살리는가, 혹은 죽음으로 내모는가.
『죽음과 크림빵』은 불편하지만 반드시 읽어야 할 이야기다. 악을 악이라 말할 수 없고, 선을 선이라 칭찬할 수 없는 뒤틀린 세계 속에서 허자은은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다.
제니, 허자은의 오빠, 떡집을 하던 엄마, 예나, 지도교수, 박상아, 이종수, 곽용권, 정하늬… 그리고 카스테라로 시작된 크림빵.
이 모든 인물들이 엮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무엇이 허자은을 그 끝으로 이끌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우신영 작가가 펼쳐 보이는 섬세하고 묘한 글의 세계 속으로, 천천히, 그러나 깊이 빠져들기를 권한다.
작가의 사인이 담긴 책을 받고 싶다면 알라딘에서 구매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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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했습니다.
생소쌤 =생각소리쌤 = 생각소리를 듣고 글로 바꾸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