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무일푼에서 10억 그리고 사 남매를 키우게 된 사람(2)
우리 집에는 '꼼지'라고 하는 반려견이 있다. 굉장히 사랑스럽고 똑똑하다. 올해 3월에 유기견센터에서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할 예정이다. 꼼지 덕분에 우리 사 남매들도 감성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지켜주는 연습을 하게 되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우리 아내가 낮에 산책을 1시간 정도 매일 시켜주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퇴근하고 돌아오기만 하면 또 데리고 나가 달라는 듯 점프하며 졸졸 따라다닌다. 그러다가 내가 간식이 있는 창고 근처로 걸어가면, 혹시라도 간식을 줄까 하는 기대감에 더 난리가 난다. 꼼지랑 산책하다 보면 이 녀석이 갑자기 땅바닥에 몸을 비벼대는데, 알고 보니 냄새를 묻혀가서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 언제부터인가 산책하다가 소변을 보고 나면 뒷발로 주변 모래를 타다닥 차는데, 이 행동도 냄새를 퍼뜨려 자랑하려는 행동이라고 '강형욱'님 유튜브에서 들었다.
밤에 내가 잠을 자려고 누울 때면 꼼지가 어찌 알고 후다닥 뛰어와서 내 옆구리에 엉덩이를 '착' 대고 누워 같이 잔다. 이렇게 이 녀석의 하루 일과는 잘 먹고, 잘 놀고, 잘 먹고 잘 논거 자랑하고, 잘 자는 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는 잘 먹는 것, 잘 노는 것, 잘 자는 것, 또 그것들에 대해 자랑하는 것이 현대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 SNS가 유행하도록 만든 동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습게도 이러한 가치는 우리 꼼지가 가지고 있는 인생에 대한 가치와 동일하다. 오지랖이지만, 난 이러한 가치만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조금은 안타깝다. 사람인 우리는 우리 집 반려견 꼼지가 추구하는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나에겐 어떠한 가치를 쫓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없다. 난 단순히 우리의 사상이 반려견의 수준에서 머물면 안 될 것 같다고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사실 이러한 가치를 쫓는 사람들은 단순히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고,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을 열심히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 불행한 사람일 때가 상당히 많다. 만족이 있어야 행복이 올 텐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많이 갖게 되면 더 많이 갖고 싶어 지기에 영원히 행복해지지 못한다. 우리가 반려견만큼의 지능을 갖고 있다면, 이 정도 가치 추구로도 행복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냥 하루하루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살고 있는 것을 자랑하는 정도로 행복하기엔 우리 인간의 지능은 너무 높다.
베푸는 것, 나누는 것, 순간순간 감사하는 것, 용서하는 것과 같이 남에게도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치들로 우리의 삶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반려견 꼼지가 추구할 수 없는 우리 주변을 선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가치들을 추구해보면 어떨까?
이 한마디와 함께 오늘의 글을 맺으려고 한다.
우리 개개인은 반려견들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 꼭 알고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