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선택은 옳았을까?
요즘 방영되는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여러 가지 이유로 화제다. 백종원이라는 네임드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도태된 사람들부터 범죄기록이 있는 사람, 도박 중독자, 알코올중독자 등 논란이 있을 법한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는 제작의도 때문이다.
많은 누리꾼들이 정말로 성실하고 착하지만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도 많은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견을 토로한다.
이토록 논란 많은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나의 두 가지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첫 번째 경험은 내가 대학시절을 우연찮은 기회로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보냈을 때의 이야기이다. 그때 나는 우리 집에 돈이 없어서 돈을 벌어 학비를 충당해야 했고, 유학생이 합법적로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학교에서 튜터나 학생회 운영위원회 같은 그룹에서 일어서 학교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
여러 센터에서 여러 과목을 튜터 했었는데 그중 차상위 계층을 위한 튜터도 있었다. 부모가 대학을 안 나온 1세대 대학생, 한부모 가정, 금전적으로 힘든 사람 등이 차상위 계층으로 분리되어 학교에서는 그들에게 공짜로 튜터를 제공하고 학교에서 튜터들에게 인건비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었다.
이 일을 시작하는 오리엔테이션에서 담당부서 대표 선생님이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면서 천천히 짚어준 부분이 있다. 앞으로 내가 튜터를 하게 될 친구들은 사회적으로 항상 배제되고, 낙오한 경험밖에 없기 때문에 쉽게 포기한다고 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사회적으로 배제되거나 뒤로 밀려 있었기에 실패가 너무 익숙해서 실패하기 전에 포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을 튜터 할 때 어려운 문제가 나올 때면 늘 변함없이 “나 이거 몰라. 안 할래!”를 모든 차상위 계층 학생들이 달고 살았던 기억이다. 그들에겐 “아냐, 넌 충분히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해주어야 했고, 그렇게 1년여를 함께 했더니 몇몇 친구들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이들의 이러한 ‘패배자’와 같은 습성은 유전적으로 타고났다기보다 단순히 나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학습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두 번째 경험은 나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이다.
어쩌다 보니 내가 살던 곳에서 좀 떨어진 상대적으로 부유한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나와 같이 그 학교에 다니던 부유한 집 아이들은 똑같이 교복을 입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부티가 좔좔 흘렀다. 전부 그렇진 않았지만 대부분 예의가 바르고 친절했던 기억이다. 정말 열받았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애들이 착하기까지 해서 미워하지도 못했었던 기억이다.
서래마을에 가면 아이들이 택배기사 아저씨들에게도 깍듯이 인사를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서래마을에 가보진 않았지만 정말로 그럴 것 같다. 이러한 아이들의 ‘여유 있는’ 습성도 유전적으로 타고났다기보다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후천적 학습들이 성격과 삶의 철학마저도 빈익빈 부익부를 만든다고 본다. 단 한 번도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부정적인 선택을 하고, 풍요로롭고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 아이들은 여유롭게 긍정적인 선택을 이어간다.
난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출연자들도 그렇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용서하지 못할 죄를 지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이 만약 다른 환경에서 풍족하게 태어났다면 동일한 죄를 짓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생각하는 갱생과 직업윤리가 무엇인지 보고 싶고, 배우고 싶기도 하다.
분명 출연자들 중 누군가는 떨어질 것이고 누군가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정말로 예전과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정말로 사람을 고쳐 쓰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러한 나의 궁금증이 이 쇼가 끝나기 전에 꼭 해결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