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의 차이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일으키는지 모르고 산다. 깊게 고민을 안 하거나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무지(무사유)가 만들어내는 안 좋은 결과들은 수도없이 많다. 주변만 봐도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결혼한 내 친구의 어머니는 보수적이고 배려가 없다. 소위 말하면 꼰대이다. 며느리를 함부로 대하고 종종 자신의 아들에게 잘하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그게 자기 아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무례한 행동 때문에 아들은 큰 아픔을 겪고있다. 어머니로 인해 부부문제가 생겨이혼 직전까지 갔었고 부부상담을 받으며 이제야 서서히 관계회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명절, 양가 부모님의 생일 등 가족행사만 다가오면 둘은 힘들어하고 갈등을 겪는다. 아들을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 것이한 것이 오히려 아들에게큰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겪지 않아도 될 문제를 만들어아들에게 주었고 아들은 이제 어머니를 싫어하고 원망한다. 결국 자신이 사랑한 아들과 자신도 사이가 멀어지게 된 것이다.
한 연인도 알고 있다. 남자친구는 감정기복이 크고 종종 짜증을 낸다. 여자친구가 잘못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기분이 안 좋으면 여자친구에게 크고 작은 짜증을 낸다. 그리고 자기 기분이 안 좋은데 그 짜증 하나 안 받아주냐며 오히려 여자친구에게 뭐라고 한다. 그 커플은 어떻게 됐을까? 남자친구의 짜증을 받아줬고 나중에는 짜증을 내지 마라고 말도 했지만 멈추지 않는 남자친구의 신경질에 지쳐 여자친구는 떠났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짜증을 가끔 해소하는 것이 별 문제없는 행동이라 생각했겠지만 자신을 사랑해줬던, 소중했던 여자친구를 떠나보낸 것이다.
그 밖에도 이런 일들은 많다. 치킨과 삼겹살을 좋아해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여러 성인병을 얻고 건강이 안 좋아진 사람들, 술을 좋아해 진탕 먹다가 나중에 간경변에 걸려서 좋아하는 술을 한잔도 못 먹는 사람들, 항상 돈돈 거리며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인색하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나중에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까먹은 사람들. 우리 주변에 이러한 사람들은 너무나 많다.
지혜를 갖추는 건 어렵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를 알려면 깊게 공부하고 생각해야 한다. 당장의 눈앞에 결과를 보는 게 아니라 멀리 보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깊은 성찰도 필요하다. 그래서 지혜는 드문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혜를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이다. 무지한 사람의 행동은 필연적으로 자신을 파괴한다. 스스로를 위한 행동인지 알지만 그 행동이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내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고민해야 한다. 그 행동이 종래에 내게 슬픔으로 다가올지, 기쁨으로 다가올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차츰 지혜가 갖춰졌을 때 우리는 나 자신도, 그리고 타인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지혜로운 자의 행동은 나에게도 선, 남에게도 선일 것이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타자를 위해서 더 지혜로워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