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깡~"
"웅~"
"또깡~"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당근주스를 만드는 소리가 나를 깨웠다.
어릴 때는 그 소리가 너무 싫었다.
늦잠을 자고 싶은 나를 일요일이면 언제나 저 소리가 나를 깨웠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
당근에서 나온 달달한 착즙주스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도 달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족히 20년은 넘은 것 같다.
나는 이제 당근을 착즙하는 소리를 듣을 수 없다.
일요일마다 당근주스를 만들어주던 할머니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다.
어릴 때는 그렇게도 성가셨던 당근주스를 만드는 소리
이제는 모두 그리운것이 되었다.
오래된 착즙기
동강낸 당근을 칼날에 밀어넣는 흰색 방망이
착즙된 주황색 당근주스가 내려와 담기던 통
곳곳에 당근 찌꺼기가 끼어있던 칼날들
그 모든 것이 그리운 것이 되었다.
그것은 아마 사랑이었을테다.
내 몸에 생겨진 주황색 사랑이었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