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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Apr 29. 2022

인터뷰|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의 시작 D+407

인터뷰 시리즈: 시작하는 사람들 07


왓츠뉴는 이름 그대로 새로운 것들에 관한 콘텐츠입니다.

왓츠뉴의 인터뷰 시리즈 <시작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시작하는 사람들 #07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의 시작 D+407



#인하우스 콘텐츠마케터
#뉴스레터 <응답하라 마케팅>, 운동, 여행, ENTP.
#부캐명: 리요
#새로 시작한 취미: 로드자전거 라이딩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나이키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9개월 차 새싹 마케터이자 '리요'라는 부캐로 <응답하라 마케팅>이라는 뉴스레터를 제작하고 있는 박재희입니다. 어떤 걸 새로 시작했다고 이야기할지 조금 고민이었어요. 마케팅을 시작한 지는 9개월 정도 되었고, 뉴스레터를 시작한 지는 1년이 조금 넘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뉴스레터를 통해서 마케팅 취업을 이뤄낸 셈이에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해서 취업으로 이어지셨군요.

네, 맞아요. <응답하라 마케팅>은 열심히 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죠. 첫 발행이 21년 3월인데, 어느새 1년이 넘어가면서 구독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구독자가 몇 명쯤이신가요?) 거의 4천 명쯤 되어가요.


원래부터 마케팅 직무를 꿈꾸셨나요?

아니요. 사실 마케팅이라는 직무 자체가 저에겐 새로웠어요. 제 전공은 연극영화과거든요. 여태 살아오며 계획했던 진로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죠. 같은 전공의 동기/선후배들은 대부분 전공을 살려서 진로를 택했어요. 그런데 저는 (영화를) 덕질하는 건 좋지만 누군가 덕질을 할 수 있는 걸 만들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라는 분야에서 멋진 관객으로 남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웃음)


처음엔 전공과 상관 없는 해외 취업을 하려고 비자 발급을 준비하던 중에 코로나가 터졌어요. 휴학도 취소하고 학교로 돌아왔죠. 졸업 준비를 하며 "아, 큰일 났다" (웃음) 생각했어요. 뭘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마케팅이 그나마 저와 결이 맞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마케팅 커리어를 다루는 뉴스레터 '응답하라 마케팅'


졸업을 앞두고 전공을 살릴 것이냐, 어떤 진로를 택할 것이냐 하는 고민이 정말 많죠.

마케팅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데,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힘든 점 정말 많았어요. 주변에 도움을 구할 마케터도 없었고,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마케팅이 뭘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처음엔 무작정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하다 보면 뭔가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모르겠는 거예요.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어요. "마케팅 취업". 그랬더니 마케팅 스터디가 많이 있더라고요. 그중 한 스터디에 자리가 났다고 해서 들어갔어요. 스터디원들과 뭘 해볼까 고민하다가 뉴스레터를 생각하게 됐죠.


마케팅 스터디에서 출발했군요. 뉴스레터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어요?

<응답하라 마케팅>이라는 뉴스레터는 저까지 총 9명의 에디터가 함께 만들고 있는데요. 일주일에 3개의 레터를 발행해요. 마케팅 취업에 성공한 분들을 인터뷰하는 '응터뷰', 마케터 실무에 필요한 트렌드나 브랜드 이야기, 주니어 마케터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마케터의 눈물' 등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뉴스레터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마케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콘텐츠'인 것 같아요. 저부터 공감했던 게 마케팅을 하고 싶은데 정보를 얻을 곳이 너무 없는 거예요. 사실 처음 취업을 준비하면 생기는 정말 단순한 질문 있잖아요. "마케터가 뭐예요?", "마케터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보면서 기본적인 공부는 하고 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 질문이 너무 공감 갔어요. 전공자도 아니고, 이제 입문하는 단계라면 당연한 것도 모를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싶었어요.


정말 공감하는 게, 비전공자(혹은 초심자)라는 게 사람을 굉장히 작아지게 만들죠. 당연한 것도 모르는 취급을 받다 보니까.

정말 기초적인 것도 모르고, 또 더 문제는 제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고요. (모두 웃음)


결국 마케터로 취업하는 데 뉴스레터를 만들었던 경험이 결정적이셨군요.

저한테는 커리어의 전환점이 됐을 정도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여러 부분에서 스스로 많이 발전했고요. 실제로 초창기에 썼던 글과 지금 쓰고 있는 글을 보면 정말 다르거든요. 많이 성장한 느낌이 들어요.



'다비 프로젝트'를 통해 구독자들을 만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갔다. (사진: 게더타운으로 진행한 웰컴 프로그램)


가장 아끼는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최근에 '다비 프로젝트'라고 구독자 분들 중 객원 에디터를 뽑아서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지난주에 끝이 났는데, 제가 직접 제안하고 주도했던 거라, 또 이렇게 객원 에디터를 모집해서 하는 프로젝트 자체가 처음이라 의미 있었어요.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꼈고요. 거의 1년 간 뉴스레터를 하면서 형식 같은 것들이 완전히 고착화 됐거든요. 이 기회로 새로운 분들도 만나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서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좋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어요.


객원 에디터라니, 한편으로는 많이 어려운 프로젝트였을 것 같아요.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모으고 운영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맞아요. 제가 또 MBTI가 ENTP라. 계획이 없고, 재밌어 보이면 일을 잘 벌여놓고 수습은 하지 않는 이런 타입인데. (웃음) 일단 모집 공고를 올렸다가 생각보다 지원자가 너무 많은 거예요. 큰일 나겠다 싶었죠. 밤새 지원서도 읽고, 부랴부랴 온보딩도 준비하고, PPT도 만들고, 체계를 다듬느라 힘들었어요. (혹시 경쟁률이?) 15:1 정도 됐어요. 다들 지원서도 열심히 적어주셔서 감동이었어요. 모든 분들의 지원서를 읽어보고 아쉽게 탈락하신 분들께는 쏘리레터를 직접 써서 보내드렸거든요. 어떤 분은 고맙다는 답장을 길게 해주셨는데, 이때 정말 힘을 많이 받았어요.


탈락하는 마음은 취업을 준비해본 사람은 다 아니까요. 쏘리레터를 일일이 쓰는 것도 힘드셨을 텐데, 저도 받아봤다면 많이 감동했을 것 같아요.




원래 새로운 일을 좋아하는 편이신가요?

네,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녀요. 사실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동안 콘텐츠 주제도 제가 제일 많이 바꿨을 거예요. 다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다른 팀원들이 보기에는 “왜 잘하고 있는 콘텐츠를 그만두고 새로운 걸 하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또 한 단계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거든요. 그분들이 써주신 글을 전체적으로 피드백하면서 뉴스레터의 톤앤매너를 맞추고, 이런 일이 공수는 많이 들었지만 뉴스레터 브랜딩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됐고요.


뉴스레터로 사람들을 모아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진짜 브랜드가 되고 있다는 뜻인 것 같기도 해요. 이 뉴스레터의 진짜 팬덤을 만나본 경험이기도 하고요.

실제로 <응답하라 마케팅>을 총괄하는 친구가 다비 프로젝트를 계기로 브랜드화가 이루어진 것 같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구독자 피드백에도 콕 집어서 다비레터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구독자 분들이 <응답하라 마케터> 뉴스레터와 다비레터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가끔 인터넷에 '다비레터'를 검색해보기도 하는데 "나도 나중에 하고 싶다" "재밌어 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발견하면 정말 뿌듯해요.


뉴스레터와 관련한 새로운 계획이 또 있으신가요?

하나는 브랜딩인데요. 아무도 시키진 않았지만 제가 브랜딩 총괄을 나서서 맡았어요. 아마 왜 하고 있나 하는 팀원들도 많을 텐데. (웃음) 통일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썸네일도 새로 제작하고 있고, 디자인 가이드도 만들고 있어요.


또 하나는 수익화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유료화나 유료 광고를 시도하기에는 기존 구독자 분들이 바라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현생이 있는데 콘텐츠 기업처럼 키우기도 부담이 되어서요. 아예 수익화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응답하라 커리어>라고 마케팅 채용 공고만 모아 올려주는 사이트를 베타 버전으로 만들고 있는데요. 아직은 돈을 버는 창구보다는 제 돈을 쓰는 일에 가까운 것 같아요. (웃음) 그냥 제 역량이 추가되고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어요.



'희야'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한다.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고, 신입으로서 고군분투하는 본캐에 가까운 일상이 담겨 있다.


그 밖에도 하고 계신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나요?

사이드 프로젝트까지는 아닌데, 블로그를 오래 하고 있어요. MBTI 과몰입이라는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찾아주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저처럼 MBTI에 과몰입하는 사람이 많나 봐요. (웃음) 취준을 할 때는 취준일기를, 신입일 때는 신입일기를 썼는데요. 제가 워낙 솔직하게 제 얘기를 다 하다 보니까 "길 가다 만나면 알아보고 인사할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 정도로 내적 친밀도가 높아진다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현직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재희님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취업에 성공하신 케이스잖아요. 어떤 부분이 특히 도움이 됐나요?

아무래도 비전공자기도 하고, 대외활동 같은 마케팅 스펙이 많이 없다 보니까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던 게 취업에 제일 도움이 많이 됐어요. 취업 준비를 할 때는 뉴스레터를 시작한 지 5개월쯤 되었을 때라, 구독자도 300명 정도로 지금보다 훨씬 적었어요. 여기서 어떻게 제 성과를 보여줄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사비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돌렸던 게 유의미했던 것 같아요. 정말 작은 부분이라도 수치를 얻고,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과정을 포트폴리오에 녹여냈거든요. 거의 한 달을 투자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는데 그 뒤로 서류 합격률이 90%가 넘었어요.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본인만의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경험은 확실히 취업에 유리한 것 같아요. 일을 하고 있는 요즘도 도움이 된다고 느끼시나요?

네, 사실 무엇보다도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어요. 회사에 들어간 직후에는 대다수의 전공자 분들 사이에서 홀로 기죽고 자존감이 깎이는 나날을 보내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자존감을 뉴스레터에서 찾았던 것 같아요. 방구석 찐따, 밖에선 서열 1위? 이런 웹소설 느낌으로. (웃음) 회사에선 부족한 부분도 많은 신입인데, 뉴스레터에서는 제가 기획도 주도적으로 하고, 발언권도 크고, 콘텐츠가 잘 되어가는 모습도 눈에 보이니까요. 또, 독자 분들과 소통하다 보면 저한테 얼마나 따뜻하게 말을 해주시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더 열정을 쏟았던 것 같아요.



부캐로서의 자아로 자존감을 되찾는다는 건 사이드 프로젝트가 줄 수 있는 정말 긍정적인 경험인 것 같아요.

현직을 하는 본캐 재희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지금은 적응기에 들어섰지만, 처음엔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사실 제가 쌓아왔던 일은 퍼포먼스 마케팅에 더 가까웠지만 지금 현재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고 있거든요. 제가 지원할 당시 회사에서 콘텐츠 마케터 신입직을 구하고 있었는데요. 이 회사에 대한 애정과 꿈이 컸기 때문에 결국 콘텐츠 마케팅으로 직무를 결정하게 됐어요.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일도 새로운 도전이셨군요.

네, 그러다 보니 많이 혼나기도 하고, 제가 일에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 하니까 주변에서 직무를 바꿔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수도꼭지 틀어놓은 것처럼 일하면서 울고, 누끼 따면서 울고.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6개월도 해보지 않고 노력했다고 말할 순 없잖아요. 결과적으로 이 직무를 선택한 걸 절대 후회하진 않아요. 시간이 지나니까 저도 모르게 발전하고 있고, 노력한 게 하루하루 쌓여가는 것 같아요. 생각하는 방향도 많이 바뀌고요.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직무를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요.


마케팅에 대한 애정이 크신 것 같아요.

제 인생의 좌우명이 Not Number One, But Only One인데요. 굳이 일등에 집착하진 않지만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고, 특별한 생각을 하고 싶고, 독보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 점이 마케팅과도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어쩌다 보니 면접 답변처럼 말했네요. (웃음)



크로스핏으로 운동에 입문했다. 서핑, 마라톤, 다양한 운동을 거쳐 최근에는 로드자전거에 푹 빠졌다.


현업을 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하는 게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열정을 불태울 수 있으신 건 역시 운동 때문인가요?

아, 제 인스타그램을 보면 체육인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진짜 많아요. 프로필에 아예 예술인이라고 써놨는데도요. 체대생이냐, 운동선수냐, 이런 분들이 많으신데. (몸도 좋으시고, 운동도 다양하게 많이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금방 싫증을 느끼는 성격이라, 운동도 하나만 하는 것보다 다양하게 하는 게 좋아요. 친구가 제발 하나만 하라고, 운동을 수집하고 다니냐고 하더라고요.


운동 수집가시군요. 재희님의 운동의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제가 22살까지는 인생 모토가 '3보 이상 택시'였어요. 움직이는 걸 너무 싫어했는데, 배낭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분이 저한테 크로스핏을 추천해줬어요. 키도 크고 피지컬이 운동을 해야 될 것 같다 그러면서요. 처음엔 싫었어요. 가격도 비싸고 유튜브로 찾아보니까 너무 무서워 보이는 거예요.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하도 저한테 추천해주니까 '뭔데 이렇게까지 하지?' 하고 한번 찾아가봤어요. 그리고 신세계를 만난 거죠.


크로스핏으로 운동에 입문했다니 대단하신데요?

제가 승부욕이 엄청 강한데, 크로스핏이 승부욕을 자극하는 운동이더라고요.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하다가 그 다음으론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화가 날 때 전속력으로 달리고 나니까 아무 생각이 안 나고 기분이 좋은 거예요. 실제로 달리면 '러너스하이'라고, 엔도르핀이 돈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계속 뛰다 보니까 뛰는 게 재밌어져서 마라톤을 해볼까 싶어 마라톤을 했고요.


달리기에서 마라톤이요?

또,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데 특히 따뜻한 나라를 좋아해서 매년 겨울 방학에는 동남아에 갔어요. 그런 곳엔 바다가 있으니까 다이빙도 하고, 수영도 하고, 서핑도 하고. 서핑에도 한동안 빠져 있었어요.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운동을 쉬었는데요. 올해엔 갑자기 눈 덮인 한라산이 너무 보고 싶어서 무작정 한라산을 갔다 왔어요. 나이가 들수록 등산이 좋아지더라고요. 제일 최근에 재미를 붙인 건 로드 자전거예요. 철인 삼종 경기에서 타는 자전거인데. 지난주에 막 입문했어요. 자전거를 한번 타고 나니까 친구들과 놀러 가도, 어딜 가도 자꾸 자전거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럼 새벽에 혼자 나가서 몇십 km씩 타고 오고 그랬죠.


관심사도 많으시고, 그 관심사가 바뀔 때마다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한순간에 몰입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가 봐요.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좋은 표현인 것 같아요. 저는 원래 '한놈만 팬다'고 표현하거든요. (웃음)


항상 운동해야지 생각만 하고 PT도 필라테스도 등록을 미루고 있는 저로서는 너무 대단해 보이세요.

회사에서도 저만 별종이에요. 오늘처럼 원피스를 입어도 짐백을 메거든요. (메고 온 짐백을 보여주었다) 확실히 운동을 하면서 체력이 많이 늘었어요. 피곤함을 덜 느끼니까 회사 밖에서 쓸 수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요.




새로운 일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재희님만의 원동력이 있을까요?

단순하게 말하자면,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생각이 많으면 쉽게 시작하지 못하니까요. 다비 프로젝트 같은 것도 깊게 고민했으면 안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일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해야 될 일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일을 벌여놨으면 책임을 지고 수습을 해야 하니까, 또 어찌저찌 하게 되고. 수습하면서 힘드니까 "다신 안 해!" 생각하지만 끝나고 나면 미화가 돼서 다시 하고 싶어 지고. 무한반복이에요. 무엇보다도 저는 원래 자극을 받는 것도 좋아하고, 지루하거나 고착화된 일을 못 견디는 성향이라서요. 항상 새로운 자극을 찾아나가고 있어요.


시작을 쉽고 재밌어한다는 점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인터뷰에 딱 어울리는 분이세요.

제가 시작에 대해 생각을 해봤는데, 어릴 때만 시작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인생에 수많은 시작이 있잖아요. 저에겐 뉴스레터와 마케팅이 인생의 중요한 시작점이었는데요. 시작한 지 거의 1년 째라 길다면 긴 시간일 수도 있지만 꼭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었어요.


누구보다 재밌고 스펙터클한 시작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시작이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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