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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Jul 30. 2024

24년 7월 아기랑 치앙마이 # 1

치앙마이는 세 번째입니다만

기는 11개월에서 뛰는 25개월로 레벨업한 콩.

그 사이 콩은 다낭, 치앙마이, 방콕을 거쳐 3곳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감사히도 매번 잘 놀고 잘 먹으며 아픈 데 없이 다녀왔지만 그동안의 여행은 전부 엄마아빠 + 외할머니와 함께한 4인 체제였으므로 보호자 중 한 명이 다소 정신줄을 놓아도 나머지 2명이 빈틈없이 아이를 챙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콩가족 최초로 오롯이 3인이 떠난 여행. 어린아이를 돌볼 때 어른이 둘인 것과 셋인 것은 하늘과 땅 차인데, 한 번도 친정엄마 없이 여행을 데려가본 적이 없다 보니 출발 전부터 이번엔 아무것도 욕심내지 말자, 그저 아무도 안 다치고 아무런 다툼 없이 다녀오면 그걸로 성공이다 라고 생각하며 여행을 준비했다.


공항에 저런 거 왜 만들어놓는거지? 했는데 우리 애가 가서 놀고 있네

                                


아주 아기 때는 차라리 뭣도 모르고 졸기라도 했지만 그새 좀 컸다고 콩은 기내에서 거의 잘 생각을 하지 않아 스티커북 2권을 불사르며, 기내식도 먹어대며 신나게 놀았고 마지막 1시간여를 남기고는 잠들었다가 랜딩을 위해 불이 켜지자 왜 잠을 깨우냐는 듯 신나게 울어재껴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치앙마이는 원래 유모차를 게이트 앞에서 받을 수 없는 공항이라 기내반입 or 수하물 구역에서 찾기 중 선택해야 하는데, 별생각 없이 수하물 벨트에서 찾겠다고 했다가 잠든 14kg를 안고 입국심사까지 마쳐야 하는 고난을 겪었다. 치앙마이만 세 번째에 아이 데리고도 두 번째인데 왜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요?


하지만 이번 여행은 호텔 선정에서 모든 시행착오를 만회할 수 있었는데, 다른 건 별거 없지만 키즈풀과 키즈돔(= 호텔 내 키즈카페) 가 바로 그 이유 ! 여행가서 키즈카페를 가는 사람도 있나? 했지만 갈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는 걸 영유아 여행자들은 모두 알 것이다. 따로 올리겠지만 이 호텔은 재방문할 의사도 충분히 있고, 나중에 다른 나라에 가더라도 아이랑 여행할 때 아이와 함께 맘 편히 있을 수 있는 시설이 얼마나 있는지가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곳이었다.


Meliá Chiang Mai

48 Charoen Prathet Rd, Chang Khlan Sub-district,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100


테이블이 커서 음식 펴놓고 먹기 좋다


내가 선호하는 님만해민에서 떨어져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이트 바자와 연결되어 있어 밤에 구경 나가기도 좋고, 와로롯 시장이나 타패 게이트와도 나름 가까워(그래도 낮에 걸어가기엔 너무 덥다) 생각보다 위치도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호텔은 등급도 중요하지만 개관한 지 오래되지 않아야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하는데, 연식이 오래되지 않아서인지 내부도 깨끗한 느낌이었다.


첫날은 도착해서 짐 풀고 야식으로 국수를 배달시켜 먹으니 끝났다.

콩은 나름 이전의 비행기 탑승 경험이 즐거웠던지 출발 전부터 비행기 ~ 비행기 슈웅 하고싶어 ~ 비행기 타고 여행갈거야 ~ 하며 항공여행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지만, 


호텔에 도착해서 이제 자자고 하니 집에서 자야지. 


하면서 갑자기 정색해서 우리 부부를 적잖이 당황케 했다. 생각해 보니 비행기 타고 싶다고 했지 잠을 밖에서 잔다고는 안 했구나..


달래고 달래서 우리 셋은 오랜만에 나란히 부둥켜안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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