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김상욱의 양자 공부』 , 사이언스북스

by 장소록
양자 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 -리처드 파인만


『김상욱의 양자 공부』 , 김상욱, 사이언스북스


양자 역학은 원자를 기술하는 학문이다.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다. 원자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구성되며, 둘의 양이 같아서 중성 상태다. 전자는 원자의 일부분이다.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

전자가 입자라면 이중 슬릿을 통과할 때 2개의 줄무늬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파동이어야만 가능한 여러 개의 간섭 무늬를 관찰할 수 있다. 전자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입자다. 하지만 전자가 2개의 구멍을 지나는 동안 파동처럼 행동한다. 이때의 파동은 확률 파동이다. 따라서 전자의 운동을 기술하는 방정식이 있다면 그것은 파동 방정식이어야 한다. 양자 역학에 등장하는 파동 방정식을 '슈뢰딩거 방정식'이라 하며, 이 파동은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나타낸다. 전자는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지나간다. 이것은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갖기 때문이다.


코펜하겐 해석(양자 역학의 정통 이론)

우주는 둘로 나뉜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로. 거시 세계는 뉴턴의 고전 역학의 지배를 받고, 미시 세계는 양자 역학이 지배하는 세계다. 거시 세계는 하나의 입자가 하나의 구멍을 지나는 세계다. 미시 세계는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며 하나의 전자가 동시에 2개 또는 그 이상의 구멍을 동시에 지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갖는 상태를 '중첩 상태'라고 부른다. 측정(관측)을 하면 미시 세계의 중첩 상태가 깨지고 거시 세계의 한 상태로 귀결된다. 측정 전에는 중첩 상태에 있지만, 측정을 하면 하나의 분명한 실재적 상황으로 귀결된다.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까지 코펜하겐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슈뢰딩거 고양이와 결어긋남

원자가 하나 있다. 원자는 A와 B,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원자가 A 상태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원자가 B 상태면 기계 장치가 작동된다. 작동된 기계 장치는 독약병을 깨뜨리고 고양이는 죽게 된다. 원자는 중첩 상태, A이면서 동시에 B일 수 있다. 독약병은 멀쩡하면서 동시에 깨져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도 살았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다는 이야기다. 거시 세계의 존재인 고양이는 이럴 수 없다. 즉 중첩 상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양자 역학은 틀렸다. 이것이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이다.


결어긋남은 파동에서 나온 용어다. 파동은 여러 개의 줄무늬, 즉 간섭 무늬를 보이지만 모든 파동이 그런 것은 아니다. 파동이라는 간섭 무늬를 보이려면 결이 잘 맞아야 한다. 결이 맞지 않으면 간섭 무늬를 보일 수 없다. 결이 맞지 않는 파동을 '결어긋난 파동'이라 부른다. 파동이 간섭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을 때, 결어긋남이 일어났다고 한다.


1999년 빈 대학교의 안톤 차일링거 교수 연구팀은 슈뢰딩거 고양이 역설을 실험했다. 거대 분자 C₆₀으로 이중 슬릿 실험을 수행했고, 실험의 결론은 거대 분자도 파동성을 보인다 즉 여러 개의 줄무늬가 나온다는 것이다. 차일링거는 결어긋남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고양이도 파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대답한다. 다만 조건이 있다. 이 분자가 이중 슬릿을 지나 스크린에 도달할 때까지 절대로 측정(관측)당하지 말아야 한다. 측정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다. 측정(관측)의 주체는 우주 전체다. 모든 과학은 이 세상을 최소한 둘로 나눈다. 관심 있는 대상과 그 대상이 아닌 것, 대상이 아닌 것을 '환경'이라 부른다. 양자 역학에서 측정의 주체는 환경이다. 내가 측정하지 않더라도 환경이 실험 대상에 대해 뭔가 알게 되면 측정이 일어난 것이다. 환경이 주체가 되는 관측을 '결어긋남'이라 부른다.


닐스 보어의 정상 상태와 양자 도약

보어의 이론은 크게 두 가지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상 상태의 존재정상 상태들 사이의 이동 규칙이다. 정상 상태의 전자는 가속하고 있음에도 빛을 방출하지 않으며, 정상 상태는 특정한 반지름을 갖는 궤도만 가능하다. 전자들이 서로 다른 정상 상태들을 넘나들 때 한 정상 상태에서 다른 정상 상태로, 즉 특정 반지름의 궤도에서 다른 반지름의 궤도로 급작스럽게 도약한다는 것이다.


보어의 상보성

양자 역학에서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2개의 배타적인 특성이 상보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 전자의 입자성과 파동성은 상보적이다. 전자는 입자이며 파동이다. 하지만 실험을 하면 이 둘 중 하나의 성질만 확인할 수 있다.


베르너 카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면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야 한다. 위치의 부정확도가 파장의 크기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파장이 짧아지면 빛의 운동량이 커진다. 빛의 운동량이 커지면 빛과 충돌하는 전자가 받는 충격도 커진다. 따라서 전자의 운동량에 큰 변화가 생긴다. 측정하는 행위가 위치나 속도와 같은 물리량에 영향을 준다. 결국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하다. 위치가 정확해지면 운동량이 불확실해지고 운동량이 정확하려면 위치가 부정확해지기 때문이다. 측정은 반드시 교란을 수반하고, 위치나 운동량의 오차 중 한쪽을 줄이는 것이 다른 쪽을 늘이게 된다. 본질적으로 완벽한 측정은 존재할 수 없다. 위치와 운동량을 모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이 때문에 확률을 쓸 수 밖에 없으며 결국 비결정론이 도입된다.

(1927년 양자 역학은 확립되었다. 양자 역학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코펜하겐 해석의 핵심인 확률 해석불확정성 원리를 믿는다는 뜻이다.)


※ 『김상욱의 양자 공부』중 1부의 내용만을 요약했다. 'EPR 패러독스, 양자 얽힘' 부분은 좀 더 공부한 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양자에 관한 기본적인 이론을 비교적 알기 쉽게 풀어놓은 대중서라는 생각이 든다. 추천의 말에서 발견한 이권우의 다음 말이 마음에 남는다. "양자 역학 이해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의 직관과 상식과 언어다." 내가 아는 세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전부가 아닌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과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책이다.


양자 역학 용어 해설(p279~ p290) 중 몇 가지만 요약해 본다.


*간섭 : 2개의 파동이 만날 때 일어나는 현상.

•보강 간섭-파동의 마루와 마루가 만나면 마루의 높이가 2배로 커지고, 골과 골이 만나면 깊이가 2배로 낮아짐.

•상쇄 간섭-마루와 골이 만나면 서로 상쇄되어 높이가 0이 됨.

2차원에서 간섭이 일어나면 공간적으로 보강, 상쇄 간섭이 일어나 주기적인 줄무늬가 나타남. 양자 역학에서는 입자가 파동성을 갖는 이중성이 문제가 되는데, 전자가 간섭한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슈뢰딩거 방정식 : 양자 역학의 대상이 되는 입자들은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 이 파동의 운동을 기술하는 방정식이 슈뢰딩거 방정식이다. 이 방정식은 파동의 시간 변화는 물론, 입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등을 구하게 해 준다. 파동의 크기는 입자가 발견될 확률을 의미한다.


*얽힘 : 양자 역학에서만 존재하는 특별한 상관 관계. 상자 안에 흰 공과 검은 공이 있다. 일반적으로 검은 공을 꺼내면 흰 공이 남고, 흰 공을 꺼내면 검은 공이 남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양자 역학에서 '얽힘'이란 이 두 가지 결과가 중첩됨을 말한다. 즉 두 사건이 동시에 성립된다.


*중첩 : 2개의 파동이 시공간상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이중 슬릿 실험에서 전자가 오른쪽과 왼쪽 2개의 슬릿을 동시에 지나가는 것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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