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림> 리뷰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 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로봇 드림>은 당신을 위한 영화다.
좋은 작품이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것이고, 본 작은 그걸 넘어서 부모와 자식, 연인과 가족 등 말 그대로 모든 이들이 각자만의 감상을 가질 영화다. 대사가 없는 영화인데도!
작 중에서 몇몇 의성어나 짧은 영어 텍스트를 제외하면 대사가 없음에도 영화는 충만함이 가득하다. 그만큼 사운드와 연출, 색감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동물만이 사는 1980년대의 뉴욕의 모습은 매혹적이면서 어딘가 외롭다. 그런 장소에서 필연적인 이별로 ‘도그’가 겪게 되는 고독함은 담담하지만 사무치게 느껴진다.
이별의 과정에서 로봇이 꾸는 꿈은 아름답지만 깊은 무력감과 불안정한 고독감을 근간으로 한다면, 다시 혼자가 된 도그의 삶은 광장의 고독처럼 안정된 세계를 밟고 있지만, 그곳에 ‘로봇’이 없기에 괜찮게 지내고 싶어도 어느새 과거의 흔적을 찾게 되는 슬픔을 갖고 있다. 작 중 등장인물들은 누구도 슬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는데, 오직 관객만이 눈물을 훔칠 뿐. 각자가 무엇에게서 누구를 투영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와 로봇은 둘 다 무성이며 나이를 가늠하기도 어렵게 묘사된다. 단순한 그림체임에도 특색이 확실한 다른 캐릭터에 비해 의도된 부분인데, 그렇기에 관객들은 쉽게 각자의 삶을 영화에 투영시키고 이입할 수 있게 된다. 섬세한 완급 조절로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몰입이 끊기지 않는다. 사랑이나 우정, 연인이나 가족 간의 헤어짐을 대입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예상 가능한 결말로 흘러간다.
이뤄지지 않은 관계와 사랑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라라랜드>가 연상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로봇 드림>의 결말이 더 포괄적이고 많은 의미를 담아내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계를 대사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추억으로 담아낸 것은 본 작의 최대의 성취다. 주요 주제가로 쓰인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는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같은 곡인데도 전혀 다른 인상과 감상을 준다.
필자에게 본작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자 고독함과 사랑, 행복과 이별, 동물과 로봇과 인생이 공존하는 이야기다. 가상의 인물들이 가상의 화풍(애니메이션)으로 무언을 통해 전달하는 이야기는 놀랍게도 사람들의 삶을 오롯이 담아내었다. 누구에게나 있을 과거의 기억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냈다. 그리고 덕분에 매번 9월이 올 때마다 그리움과 함께 떠올리게 된다. <September>를.
Do you remember?
기억하시나요?
dancin' in September
9월의 춤을
never was a cloudy day
구름 한 점 없는 날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