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이 없는 짤막한 횡단보도 가운데
배가 터져 죽은 고양이
죽음에 도달한 표정이
그 어느 것보다 평화로워 보인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마지막엔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을지 고민한다
고민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넌다
식어버린 고양이와
목덜미 뒤로 부는 바람이 시리다
길 위에 혼자였던 고양이는
죽어도 혼자고
세상 위에서 길을 잃은
나도 혼자다
나에게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거리에 널려있는 것
희소성이 없어서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
바닥보다 더 바닥을
내려다봐야 아는 것
지금도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나의 마지막엔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을지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