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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Oct 17. 2022

Maroon Bells에서 아스펜 단풍을 만나다.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브레이크 없는 삶의 여정 들이 세월의 굴곡을 따라 덜커덩 덜커덩 2022년을 달리다 보니 벌써 10월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고개를 숙이는 법, 9월말의 콜로라도 록키산맥을 따라 이곳 저곳을 물들인 아스펜 단풍은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벌써 삶의 허물들을 세상에 내어버리고 나무의 새하얀 줄깃살을 내보이며 9월말에 일찍 내린 눈과 밤이면 벌써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를 맞이하고 있지만 베일(Vail)에서 아스펜(Aspen)으로 이어지는 로키산 줄기의 아스펜 나무의 진한디 진한 단풍은 보슬거리는 바람에 노란 나비가 세상을 날라다니 듯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9월말인데도 벌써 로키산 자락에는 하얀눈이 내렸습니다.

  9월인데도 로키산 자락을 따라 벌써 하얀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아스펜으로 가는 길에 해발 14,265피트(4,350m) 높이의 Mt Evans 정상까지 자동차로 오르고 싶었지만 때이른 많은 눈으로 Mt Evans 정상으로 가는 길이 벌써 클로즈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스펜으로 넘어가는 12,095피트(3,687m) 높이의 고갯길인 Independence Pass 길은 아직 열려있어서 좀더 쉽게 아스펜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스펜으로 넘어가는 12,095피트(3,687m) 높이의 고갯길인 Independence Pass

  아스펜으로 가려면 Buena Vista를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24번 도로에서 82번 도로를 만나 서쪽으로 운전을 하여 Independence Pass를 통과하거나, 70번 하이웨이를 따라 덴버(Denver)에서 서쪽으로 150마일 정도 운전을 하면 온천의 도시 글린우드 스프링스(Glenwood Springs)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82번 도로를 따라 남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콜로라도 로키산맥 중간에 위치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아름다운 도시 아스펜을 만나게 됩니다. 

아스펜에 가면 늘 찾아가는 존 덴버의 무덤에도 영락없이 가을이 찾아왔네요.

  이곳은 6월에서 8월까지 이어지는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 참석차 매년 여름에 방문하는 곳입니다. 거리에서 헐리우드 배우도 만나고 미국의 명사들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의 로망이 되는 이곳은 도시의 이름조차 아스펜이라 불릴만큼 아스펜 나무가 많은 곳입니다. 

10월이면 아스펜에 찾아온 단풍은 늘 발길을 이곳을 이끌게 합니다.

  여름엔 세계의 뮤지션들이 모이는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 가을에는 영화인들의 축제인 필름 페스티벌, 그리고 겨울에는 전 세계의 스키어의 관심을 사로 잡을 만큼 질이 좋은 눈과 잘 정돈된 스키장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또한 가을에는 아스펜 나무의 노란 단풍이 가장 많고 아름다운 곳이어서 수많은 사진 작가들과 가을 여행자들의 로망을 품는 미국 최고의 여행지 중의 하나입니다.

미국 최고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Maroon Bells 가을의 단풍

  아스펜에는 Maroon Bells 라는 미국 최고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14,000피트가 넘는 산들로 둘러 쌓여 있는 곳으로,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카멜레온같이 다양한 풍경을 선사하며 1년 365일 아름다운 곳이지만 초가을에 찾아오는 아스펜 나무의 황홀한 단풍의 향연은 당연 미국 최고의 단풍여행지 중의 하나로 손꼽을만한 곳입니다. 

아스펜 나무의 화려한 색깔의 조화를 담고자 수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대를 세우고  있습니다.

  Maroon호수에 비친 뾰족한 설산 Maroon Peak와 주위를 휘감고 있는 아스펜 나무의 화려한 색깔의 조화는 성스러운 계절의 환호를 뒤로한 채 묵묵히 최상의 순간을 포착하고자 이곳을 찾은 사진작가들에게 최고의 출사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새벽 바람이 차가운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엔 벌써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9월말의 영롱한 태양빛에 반사되어 살며시 스쳐 지나가는 가을 바람에 수줍은 듯 흔들어대는 아스펜 나무의 순간 순간을 잡아내기 위해 카메라 대를 세우고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수의 차가운 바람을 피하느라 9월인데도 옷깃을 여미며 호흡을 깊게 하고 추위를 이겨내는 가을 여행자들의 모습 또한 이곳의 정겨운 모습입니다.  

이른 아침에 도착한 Maroon Bells의 모습은 쉽사리 14000피트가 넘는 봉우리를 쉽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Maroon Bells은 아스펜 시에서 13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보통은 3월 중순에 오픈하여 11월 중순에 클로즈 하는데 날씨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곳에 가려면 개인차를 이용하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워낙에 경치가 뛰어난 곳이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곳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시간에 따라서 차량통제를 하게 되는데, 오전8시부터 오후5시 까지는 개인 차량으로 들어갈 수 없으며 반드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Maroon Bells로 갈 수 있습니다.  셔틀버스를 타려면 Aspen Highlands Ski Area에 차를 세워두고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타야 하는데 가격은 일인당 8불입니다. 그렇지만 오전 8시 이전, 혹은 오후5시 이후엔 개인 차량으로 Maroon Bells에 갈 수 있는데 게이트에서 입장료 10불을 지불하시면 되고 내려오는 시간은 자유입니다. 

아스펜 나무의 응원 속에서 세계 최고의 트레일인 Crater Lake Trail을 걸어봅니다.


Crater Lake에도 여전이 아스펜 단풍이 가득합니다.

  Maroon Bells에 도착하면 Maroon 호수 뒤로 마치 거대한 병풍이 우리를 감싸듯 14,000피트가 넘는 Sleeping Sexton, Maroon Peak, 그리고 Belleview Mountain 3개의 뾰족한 봉우리가 우리의 시선을 유혹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산을 사이에 두고 Maroon Lake에서 Crater Lake까지 왕복 3.9마일의 Crater Lake Trail 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산행은 세상을 노랗게 물들인 아스펜 나무의 응원 속에서 세계 최고의 트레일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바위산과 저 멀리 마음 속을 읽어낼 수 있는 아름답고 깨끗한 호수들, 그리고 아스펜 단풍의 거대한 호흡은 왜 수많은 사진 작가들과 가을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아야만 하는지를 느끼게 할 것입니다. 가을의 드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가슴 떨리는 산행에서 구름 따라 유유낙낙 자유롭게 항해하는 깨끗한 영혼의 속삭임을 경험하고 가만히 눈을 감아 나와 동행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이곳에서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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