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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Oct 17. 2022

8월의 조오지타운 루프 레일로드 기차여행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한여름의 질투와 시기를 뿌리치고 벌써 찾아온 록키산맥의 가을내음! 진하디 진한 8월의 향기를 느끼려 아침 일직 서둘렀습니다. 세상 어느 곳보다 파란하늘을 가까이 느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오늘은 기차와 같이 낭만산행에 나서기로 하였습니다. 달라스의 기온이 화씨 10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기 때문에 미처 소매긴 옷들을 준비하지 못하여 아침 일찍 긴 옷을 구입하여 약간은 추울 것이란 생각에 겹겹이 입고 나섰지만 증기기관차의 화통에서 뿜어 나오는 엄청난 열기에 이내 옷을 벗어 버렸습니다. 사람들의 모습에선 초가을의 느낌을 느끼지만 아직도 옷 색깔은 화려하고 얼굴표정 또한 한 여름의 무더위를 간신히 떨쳐버린 밝은 모습들입니다. 

Durango and Silverton Narrow Gauge Railroad


The Cumbres & Toltes Scenic Railroad
로얄고지 협곡을 달리고 있는 Royal Gorge Route 기차

 콜로라도에는 스팀엔진을 이용한 세계최고의 기차여행지로 손꼽히는 Durango and Silverton Narrow Gauge Railroad와 The Cumbres & Toltes Scenic Railroad를 비롯하여 로얄 고지 캐년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멋있는 저녁파티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Royal Gorge Route 등 최고의 멋진 기차 여행코스가 있지만 때로는 규모는 작지만 조오지타운 루프 레일로드처럼 우리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코스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콜로라도 록키산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70번 하이웨이를 접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쉽게 이곳을 접할 수가 있습니다. 

오붓한 기차여행을 즐기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조오지타운 루프 레일로드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키스톤(Keystone)을 출발하여 하이웨이 70번을 타고 동쪽으로 30분 정도를 운전하여 Exit 226에서 나오면 실버 플럼(Silver Plume)라는 조그만 동네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조오지타운까지 왕복 기차를 타는 기차역으로 갔습니다. 조오지타운 루푸 레일로드는 오리엔탈 특급의 화려한 장식과는 거리가 먼 가족과 어린이들이 즐기며 우리의 고단했던 삶들을 산속 깊이 심어버릴 수 있는 여유 있으며 오붓한 기차여행의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실버 플럼역에 도착해 기차표를 구입해 열차에 오르면 일반 열차와는 사뭇 다른 증기기관차의 앙증맞은 분위기와 예약석이 아니기에 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종종걸음 치는 가족들, 커플들…….  예전의 한국에서 이용해 보았던 수인선 협궤열차와 같은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정이 묻어 난다고 할까? 


가족과 어린이들이 즐기며 우리의 고단했던 삶들을 산속 깊이 심어버릴 수 있는 여유있는 기차여행입니다.


Lebacon Mine Station에서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이곳은 덴버(Denver) 혹은 록키산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여행하시는 분들이 방문하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동쪽에 위치한 덴버에서 45마일 떨어진 위치에 있습니다. 덴버를 가로지르는 70번 하이웨이 Exit 228번에 위치한 Devil’s Gate Station에선 승차를 하시거나 서쪽으로 2마일 정도 운전을 더하여 Exit 226에 위치한 Silver Plume역에서 승차를 하시면 되는데 주의할 것은 5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운행을 하며 천정이 오픈 되어있는 객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여름이라도 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운행하는 기간에도 계절과 요일에 따라 운행 횟수의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는 웹사이트 www.georgetownlooprr.com을 방문하여 스케줄을 체크해 보면 됩니다.

개방된 기차를 타고 화통에서 뿜어지는 석탁에 얼굴을 까맣게 태우지만 추억이 넘쳐나는 기차여행입니다.

  70번 하이웨이와 이 사이를 굽이 굽이 흐르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계곡을 따라 뒤로는 첩첩 산중의 산 허리를 벨트 삼아 광산 투어까지 겸한 기차여행을 하게 되는데 천정이 개방된 객차를 타고 록키산맥을 가로지르는 2시간 정도의 기차여행은 파란하늘에 녹아내린 한 점의 구름을 베개 삼아 마주앉은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어린 아이들의 ‘폴라 익스프레스’ 리메이크 버전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화통에서 뿜어지는 석탄을 태운 까만 그을음이 내 얼굴을 태우고 어느새 톰 행크스의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배달된 티켓을 가지고 북극을 향한 어린 소년의 모험담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창 밖으로 흐르듯이 스쳐가는 풍경, 덜컹거림이 주는 안락함, 간간히 서는 낯선 역이 주는 고요함, 그 속에 나의 희망과 이상이 있고 인생 속에 흐르는 삶을 창 밖으로 투영할 수 있는 아담한 시간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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