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아침 일찍 서둘러 키스톤(Keystone)을 빠져 나와 딜론 호수를 옆으로 하고 9번 도로로 접어드니 이곳에는 벌써 초가을의 선선함이 온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히터를 켤 정도로 시린 찬 콜로라도의 한기는 이곳이 과연 8월인가 할 정도로 빠른 계절의 변화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산 기슭을 돌고 돌아 해발 14286 피트의 링컨 마운틴(Lincoln Mountain)옆을 지나가고 있는데 그곳 정상에는 지난밤 동안 눈이 소복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습니다. 8월에 내린 눈이라……. 잠시 이곳이 북반구가 아닌 남반구인가 하는 착각에 잠시 고개를 갸우뚱 할 때도 있지만 역시 콜로라도 자연의 웅대함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힘껏 자동차를 콜로라도 남쪽을 향해 운전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콜로라도 주 캐넌 시티(Canon City)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다리 로얄 고지 브리지(Royal Gorge Bridge)에 가는 날입니다. 협곡을 흐르는 알칸소 강(Arkansas River)위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956피트(291미터)에서 줄을 내려 상판을 지탱하는 로얄 고지 브리지는 죄수들에 의해 1929년에 만들어 졌는데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그 당시 기술로는 어려운 공사였다고 합니다.
콜로라도주 자체가 해발 고도가 높은데 이 다리는 그 높은 고도 위에 있는 다리로써 다리 위에서 아래를 보게 되면 깊이가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할 정도입니다. 1,260피트(384미터) 정도의 길이를 가진 다리를 건너는 방법은 걸어서 건너거나, 본인의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하며 수시로 왕복하는 셔틀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담력이 많이 약한 분들은 가능하며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바랍니다.
로얄 고지 브리지 주위에는 절벽을 양 옆으로 끼고 수십 개의 놀이시설들이 있는데 갖가지 쇼들이 펼쳐지는 공간 속에 협곡을 뒤로 하여 엄청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콜로라도 최고의 테마 파크입니다. 이 테마 공원의 남쪽에는 협곡으로 뛰어내려야 할 만큼 대단한 담력을 요하는 번지점프기구인 로얄러쉬 스카이코스터(Royal Rush Skycoaster)와 956피트의 협곡 위를 오가는 단일 스팬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빨간색의 에이리얼 케이블카(Aerial Tram)가 있는데 절벽 위에 조심스럽게 놓인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협곡의 신비함이란 한 폭의 투명한 수채화 속에 물들인 연붉은 물감의 투명함과도 견줄 만 합니다. 또한 스카이스크랩터 집라인(Cloudscraper Zip Line)을 이용하여 1,260피트의 길이의 협곡을 시원한 8월의 콜로라도 대지를 품고 협곡을 건널 수 있습니다.
이런 스릴 있는 탈것 이외에도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많은 시설들이 있습니다. 갖가지 동물들이 있는 서부야생동물공원, 애완동물원이 있고 어린이들이 탈 수 있는 회전목마, 실버락 열차 등 곳곳에 많은 위락시설이 자리해 있습니다. 플라지 극장은 모두가 함께 역사적인 전시물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쇼핑센터와 레스토랑 그리고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을 위해 캠프장이 마련되어 있고 하이킹이나 자전거를 즐길 수도 있고, 피크닉 장과 숙박시설이 통한 그룹 야외활동의 다양한 시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콜로라도 최고의 테마 파크임에는 분명한 듯 합니다.
미국 역사 문화재중의 하나이자 미국 최고의 높이에 위치한 로얄 고지 브리지..... 여러분의 인생가운데 자연의 웅장함에 반하고 그 힘에 굴복하고 싶을 때에 한번쯤 가 볼만한 곳임에는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