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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Jan 09. 2024

가자! 유레카 스프링스로~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진 12월의 텍사스는 큰 추위 없이 조용히 하루 하루를 창밖에 춤을 추는 마지막 가을의 흔적을 포옹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끔은 쌀쌀한 북극의 기온이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겨울 코트를 오랜만에 입어보게 합니다. 여기 저기를 고친 오래된 코트이지만 ‘겨울은 많은 사람을 가까이하고 싶은 계절’ 이라는 어떤 작가의 얘기를 기억하며 꺼내 입은 옷이라 그런지 한결 나의 마음을 새롭고 평화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옷을 입고 한층 멋을 내며 어디론 가 떠나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을 같이하며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들과 바쁜 생활가운데 잠시 잊혀진 삶의 동맥을 찾아 잠시 일상을 이탈하고 싶은 것입니다.

알칸소 주와 미조리 주 경계선에 있는 화이트 리버(White River)

  가끔은 이민생활이 두렵고 힘들어 이곳 달라스를 떠나고 싶은 때 많이 찾는 곳이 있습니다. 환경이 한국을 너무 닮아서 이곳에 머무를 때면 잠시 한국의 강원도에 왔나 하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나에게는 정겹고 흥미로운 곳입니다. 달라스에서 6시간 정도 북쪽으로 운전하면 찾아갈 수 있는 곳인데, 알칸소 주와 미조리 주 경계선에 있는 비버 호수(Beaver Lake)와 화이트 리버(White River)가 감싸고 있는 조그만 온천도시 유레카 스프링스(Eureka Springs)입니다.

매년 가을이면 유레카 스프링스에서 성극 그레이트 패션 플레이(Great Passion Play)가 공연됩니다.

  인구 2000명 정도의 아주 작은 소도시이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 특별한 비수기 시즌을 제외하고는 늘 넘치는 인파에 각종 이벤트가 이곳 도시를 수놓는 분주한 곳입니다. 특히 가을이면 성극 그레이트 패션 플레이(Great Passion Play)가 이곳에서 공연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이곳을 찾으며, 맑은 물이 끝없이 흐르는 계곡들, 석회동굴들, 호스 라이딩, 그리고 래프팅 등 계절마다 찾아오는 수많은 이벤트가 있는 곳이기에 이곳을 좋아합니다.

온천도시 유레카 스프링스(Eureka Springs) 전경
유레카 스프링스(Eureka Springs) 다운타운

  달라스에서 이곳을 가려면 75번 프리웨이를 이용한다. 75번을 타고 북쪽으로 3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오클라호마의 조그만 도시 체코타(Checotah)에서 40번 하이웨이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턴하여 40번 하이웨이를 따라 한 시간 반 정도 운전을 하면 알칸소의 소도시 알마(Alma)를 만나며 하이웨이 49번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49번 하이웨이를 타고 1시간 정도 북쪽으로 운전을 하여 출구 86번에서 나와 62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계속 운전을 하면 유레카 스프링스를 만나게 됩니다. 

유레카 스프링스의 명물 크레상 호텔(Crescent Hotel)이 보입니다.

  조금은 먼 여행길이지만 곳곳에 흩어진 정겨운 산들, 살짝 손을 넣으면 닿을 것 같은 바닥에 깊은 하늘을 수놓고 있는 깨끗한 계곡들, 그리고 그 사이 사이 흩어진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캐빈들이 여러분의 여독을 풀어줄 것입니다. 이곳에는 호텔, 콘도, 캐빈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 동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이 콘도에서 숙박하는 것이 가장 싸면서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숲 속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캐빈도 멋지지만 좋은 곳은 아마 가격 부담이 꽤 될 것입니다. 그리고 크레상 호텔(Crescent Hotel) 등 이 지역의 오래된 명물 호텔들도 있지만 식사문제 등 아무래도 불편할 것입니다. 

화이트 리버(White River)

  그래서 150불에서 200불 대의 저렴한, 그리고 넓은 콘도를 예약하는 것이 무척이나 편할 듯싶습니다. 맘껏 음식을 할 수 있어서 식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대부분이 유레카 스프링스를 감싸고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곳에 접근하기도 매우 용이합니다. 그리고 잠시 스쳐가는 시간들을 화이트 리버(White River)를 걸으며 마지막 잎새를 떨어뜨리며 파란 12월의 깊은 유레카의 하늘을 비친 강가에 얼굴을 내리며 스쳐가는 수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흐르는 물살에 내려 보내는 의식을 가져보는 것도 이곳을 찾는 좋은 이유일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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