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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Feb 06. 2021

암트랙 ‘텍사스 이글’을 타고 샌안토니오에 가다.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아름다운 선율과 커피 향기가 있는 공간, 때로는 한없이 달리고 싶은 공간이었지만 미끄러져가는 철로 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지나간 시간들을 하나 둘 내려 보내며 쉼없이 달려가는 텍사스의 평원 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평소 가장 듣고 싶었던 음악을 들으며 지그시 눈을 감아봅니다. 

1층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주문하고 2층의 라운지 칸에서 깊은 생각에 잠겨 만남과 이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붐비지 않는 넓은 공간에 하늘의 별까지 헤아릴 수 있는 라운지칸, 1층의 카페에서 진한 커피 한 잔 뽑고 2층의 라운지 칸에 앉아 샌 안토니오를 향해 달려가는 텍사스 이글(Texas Eagle) 기차 안에서 인생의 여행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로의 곁은 지키며 이야기 꽃을 피웠던 사람들이 소리없이 사라지고 그들이 내릴 역에 내립니다. 잠시 스쳐간 인연이지만 그 속에서 기쁨과 슬픔, 환상, 기대, 만남과 이별로 기차 여행의 스토리는 가득 차 있습니다.

  

시카고에서 1박2일을 달려 포트워스(Fort Worth)역에 도착한 암트랙 텍사스 이글(Texas Eagle), 여기에서 2박3일을 달려 로스앤젤레스 까지 달겨갑니다.

  암트랙(Amtrak)은 세계 제일의 철도 왕국인 미국에서 고속도로와 항공기에 여객 수송을 내어준 미국의 기차는 매년 적자로 운영되다가 정부와 각 철도회사의 출자로 1971년에 만들어진 미국 전 지역에 여객철도 운송업을 하는 준공영 기업입니다.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다양한 노선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시카고를 출발하여 그레이셔 국립공원을 지나 시애틀까지 운행하는 대륙 횡단의 Empire Builder 노선, 로키산맥을 지나는 California Zephyr 노선 등 30개의 노선이 있습니다. 텍사스를 운행하는 텍사스 이글 노선은 시카고에서 출발하여 세인트루이스와 댈러스, 그리고 샌안토니오 구간을 매일 운행하며, 일주일에 세 번은 뉴 올리언즈에서 출발한 Sunset Limited와 샌안토니오에서 통합해 로스엔젤레스 구간까지 65시간 20분을 운행하는 미국에서 가장 긴 노선이며, 침대차, 식당차, 그리고 라운지와 카페차를 가진 가지고 있는 대형 대륙횡단 열차입니다.  

Dallas와 Fort Worth를 연결하는 기차노선인 TRE와 Texrail

  저는 서둘러 포트워스(Fort Worth) 다운타운에 있는 포트워스 센트럴 스테이션으로 갔습니다. 매일 이곳에서 2시10분에 샌안토니오를 거쳐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텍사스 이글 암트랙을 타기 위해서입니다. 티켓은 미리 인터넷(www.amtrak.com)에서 구입을 하여 스마트폰의 암트랙 앱에 넣어 놓았습니다. 미리 구입을 하면 20~30%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몇 개월 전에 구입하는 것이 좋고 침대차는 서둘러 구입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차는 달라스 다운타운에 있는 유니온 스테이션에서도 탈 수 있지만 달라스 역과 포트워스 역에서 정차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포트워스 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각자의 자동차로 포트워스 역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달라스에서 Texrail이나TRE를 이용하면 보다 편하게 포트워스 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암트랙이 Fort Worth 역에 도착하자 승객들이 승차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오후 1시45분에 시카고 유니온역을 출발한 텍사스 이글은 일리노이즈 주와 알카소주를 거쳐 밤새 달려 텍사스로 달려 다음날 오후 1시25분 쯤에 달라스 유니온 역에서 30분을 정차한 후 지나 포트워스 역에 도착합니다. 포트워스 역에서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는 동안 승객을 태우고 각 지역으로 배달되는 짐을 싣고 매일 오후 2시10분에 샌안토니오로 출발하게 됩니다. 

텍사스 주도인 어스틴(Austin) 다운타운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다리 밑으로는 콜로라도 강이 흐르며 저녁 시간의 긴 그림자를 강물에 뿌리고 있습니다.

  포트워스를 출발한 열차는 잘 정돈된 도시를 40마일 속도로 빠져나가 잠시 후 텍사스의 넓은 평원을 70마일 속도를 내며 남쪽으로 달려갑니다. 철로가 오래되어 가끔은 덜커덩 거리는 진동 소리는 자장가가 되어 주고 잠시 단잠에 빠져 있으면 어느새 기차는 어스틴 다운타운을 지나 콜로라도 강에 비친 계절의 마지막 저녁노을이 긴 그림자를 뿌려 강물 속 깊은 곳까지 마음을 비치게 합니다. 

암트랙의 식당칸 기차에는 시간별로 예약된 손님을이 저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창가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에 투영된 텍사스의 가을 모습을 보고 있을 때 암트랙 승무원이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다니며 저녁 식사 메뉴와 시간에 대한 안내를 해주면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약된 시간이 되어 식당이 위치해 있는 식당칸 기차로 이동을 하면 그 곳에 우리를 위한 자리가 준비 되어 있습니다. 그리 화려하지않은 식당칸에 검소한 메뉴, 신나게 달려가는 텍사스 이글에서 하는 저녁 식사 시간은 섬세한 주방장에 화려한 재간에 흔들리는 열차 속의 잠시 긴장이 되는 시간이지만 기차 여행의 깊은 추억을 남겨주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목적지인 샌안토니오(San Antonio) 다운타운에 도착하였습니다.

  밤 9시가 넘어 저 멀리 샌안토니오의 다운 타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평온해 보이는 도시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할 것입니다. 기적 소리 울리는 인생의 기차를 타고 쉼없이 달려온 이곳에 그 동안 소중하게 생각한 일들을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샌안토니오 리버 워크(San Antonio River Walk)

  아침 일찍 일어나 샌안토니오 리버 워크(San Antonio River Walk)를 걸으며 기차라는 소중한 인생의 여행 속에 품어온 많은 생각들을 소리없이 흐르는 물줄기에 내려놓을 것입니다. 바람같은 세월에 쉼없이 살아온 삶이지만 서서히 흘러가는 물위를 바라보며 한 동안 멈추어 쉬엄 쉬엄 가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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