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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Jan 11. 2024

스마일 마켓

경기문화재단 창작 지원

경기문화재단 홈피에 들어가 보니 2024년 1월 17일까지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자격이 경기도 사람, 등단 작가 또는 그에 준하는 활동을 한 작가여야 한다. 700만 원 지원금을 지급하는 경기문학 창작지원과 경기문학 출간지원 두 가지가 있다. 창작지원은 재단이 선정 전문 출판사와 판권, 인세계약을 체결해 주는 것이고 출간지원은 유통과 판매 목적의 개인 출간 지원을 돕는 것이다. 시, 소설, 아동문학. 평론, 수필 분야이다. 문턱이 높다

4월 예정으로 되어있는 경기예술 생애 첫 지원도 문학부문이 있다.

또한 전문예술인소모임지원 <팔꿈치>, 예술협동조합 활성화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나나가 스마일 이미지를 보여주는 <스마일 마켓>은 어떤 곳일까 궁금하다. 태오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아시아계 여성을 도와준다. 흑인 남녀가 던진 돌에 자전거가 쓰러진 것이다. 흑인 남녀는 여성의 다리를 밟아 뭉개고 말리는 태오를 주먹으로 쓰러뜨린다.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그 장면은 그대로 뉴스에 나오고 태오가 운영하는 스마일 마켓도 그대로 노출되었다. 다음 날부터 스마일 마켓에 테러가 이어진다. 쓰레기 폭탄, 총 사격까지. 태오는 오십여 년 전 폭동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과 함께 분노를 느낀다.


두 번째 작품은 손가락이다. '나'는 결혼을 하라는 부모님의 등쌀에 독립을 한 여성이다. 어느 날 부모님 집에 온 '나'는 아버지의 부재에 동네를 돌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손가락이 세 개다. 1977년 군인이 대통령이던 시절 제방공사를 하다 손가락이 베였으나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박수만 받았다. 두 개의 손가락은 강물에 속절없이 흘러갔다. 아버지는 징검돌 앞에 하천을 바라보며 서 계셨다. 둘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손가락은 괜찮은지 이야기 나눈다. 나는 아버지의 말이 너무나 착해서 슬펐다.


"박수받는데 그걸 좋다고 해야 할지 어째야 할지 모르겠더라. 저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보는 것도 같았다가 한편으로는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도 같은 게. 마음 한편에서는 손가락을 변상해 달라고 하라고 꼬드기는 말이 들렸지만, 사람들에게 큰 박수를 받고 번듯하게 얼굴도 내밀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또 하겠냐. 그 박수 소리가 이제 그런 건 잊어버리라고 윽박지르는 것 같았지."


임현 소설가의 해설이 인상적이다. <스마일 마켓>이 시스템의 부재가 아니라 시스템의 무능으로부터 고립된 개인을 그려냈다면 <손가락>은 태오가 떠나올 무렵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던 애국과 충성으로 과잉된 시스템의 부작용을 그려내고 있다.


어렵게, 아름답게 쓰려고 했던 소설은 사실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준 소설이다. 태오의 심리는 너무나 익숙하고 현실적인 우리의 모습이기에 나는 그것이 오히려 낯설었다. 소설 속의 인물은 특히 주인공은 이래야 히지 않나 막연한 기대가 있었는데 나와 똑같이 무기력했다가 아무 힘도 되지 않는 나만의 화를 내는 모습은 불편했다. 그러기에 나는 두 번째 작품이 마음에 와닿는다고 눈물까지 흘렸다. 그런데 테오가 자꾸 생각이 나는 건 고립에 대한 답답함을 겪어본 적이 있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대한 국가, 시스템에서, 심지어 가족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적이 있는 나약하고 불쌍한 내가 떠오른 것이다.

그 감정은 두 번째 소설 속 손가락이 없는 아버지의 감정으로 이어져 눈에 보이는 확연한 감정이 드러남에 나는 눈물을 흘린 것이다. 소위 팔다리가 잘린 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침묵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실체를 모호하게 만드는 박수에 우리는 어리석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얼마나 많은가. 두 소설은 자연스레 한 가지 주제로 가고 있다. 이렇게 툭 던진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 과정이 소설 읽기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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