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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May 22. 2024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를 읽고

소로우

헨리 데이비 소로우는 <월든>을 쓴 사람이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했으나 부와 명성을 쫓지 않고 측량일, 목수일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월든 호숫가에 조그만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2년 동안 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책에서는 그가 2년밖에 오두막 생활을 하지 않았으며 수시로 어머니집을 다녀갔고 완전한 자연인으로 살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를 폭로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 점이 남을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생활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오두막을 짓고 살았다. 그러나 생활을 해봤더니 불편한 점이 있었고 생각과 다른 면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 타인의 평가를 의식했다면 끝까지 그대로 생활을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를 위해 그래야 하는가. 실패를 하면 되돌아갈 권리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럼 자신과의 약속은 또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삶을 목표로 삼는 것, 그것은 언제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자신의 일상을 SNS에 올리면서 은근히 덫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소로가 포기한 그 용기 또한 배우고 싶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삶을 살고 싶은 소로는 시골의 삶을 선택했다. 그러나 나는 시골의 삶 또한 바쁜 생활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단 그는 시간에 대한 관념을 다르게 생각했다. 돈을 버는 시작점,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 시간부터 우리는 노동을 한 셈이다. 그런데 노동을 하지 않으면 시간을 벌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시간 부자가 된다. 그러나 노동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돈을 벌 수 없다.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소로는 어머니 찬스를 쓰기도 했다. 어머니가 만든 파이를 먹고 따뜻한 곳에서 자기도 했다. 그 외에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돈 없이 살면 되는 것이다. 그때 나는 만족하는가, 아니면 불편한가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 같다. 나는 쓸데없이 소비를 하느라 내 시간을 보내는 점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렇게 필요하거나 절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우리는 꼭 해야 하는 것처럼 속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를 위해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시간도 재산도 행복도 모두 상대적이다. 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포기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림책에서 헨리는 발한다. "걸어가는 게 가장 빠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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