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공항에서 생장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
여행은 언제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책에서 열일곱 살 빅토리아가 윌슨 문을 만나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 것은 그가 이방인이라 설레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사람, 낯선 장소는 우리 몸으로 탐색하고 인식하는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까지 해온 일상적인 감각과 사고와는 조금 다른 무엇이 긴장과 자유를 준다. 타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자기 세계에서 벗어남이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도 일상에서 벗어남이다. 사랑과 여행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나는 혼자 해외여행을 해 본 적이 없다.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단지 여자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여자니까 남자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그 알 수 없는 두려움은 이때까지 고정관념이 되어 나의 자유를 얽매이게 했다. 혼자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실행은 나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용기이다. 남편과 같이 간 해외여행에서 나는 따라다니는 역할만 했다. 준비물을 챙기고, 가고 싶은 곳을 검색하는 정도였다. 지금은 비행기부터 모두 나 스스로 예약하고 검색한다.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떠나기 전 40일과 순례길 40일의 감정을 비교하기 위해 기록을 하려고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일반적인 여행과 조금 다르다. 여행의 종류는 다양하겠지만 순례길은 편한 여행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걸을 수 있는 건강이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집이 생겨도 걸을 수 없고, 무릎이 아파도 걸을 수 없다. 산티아고 총길이는 764,3km이다. 내가 걸을 수 있는 하루 최대치는 21km라고 잡았다. 나누기를 해보니 33일 걸린다. 3일은 여유로 남겼다. 연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총 36일 걷는다. 공항에서 보내는 2일을 더하고 마지막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2일을 보내는 일정 40일을 정했다. 그리고는 바로 건강 관리에 들어갔다. 1월 2일부터 헬스장에서 러닝을 시작했다. 20분 걷기와 20분 뛰기를 딱 한 번하고 바로 기침감기에 걸렸다.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안 했는지 내가 이 정도로 저질 체력인 줄 몰랐다. 물론 요즘 독감이 유행이기도 했고, 하던 일을 그만두고 긴장이 풀린 이유도 있을 것이지만 일주일 동안 기침을 하며 골골댔다. 다시 다음 주에도 20분 걷기와 20분 뛰기를 한 번 했다. 이번에는 몸살감기에 걸렸다. 정말 몸이 아프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3주에는 일주일에 3번 40분 운동을 했고, 4주에도 일주일 3번 40분 운동으로 횟수를 늘렸다. 조금 힘들었다. 명절 일주일 동안 헬스장이 문을 닫아 푹 쉬었다. 2월부터는 30분 걷기, 20분 뛰기를 일주일에 4번으로 늘렸고 몸이 적응을 하고 있다. 이제는 걷기도 10km에서 21km로 늘려야 한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운동 기록을 남겨야겠다
(2월 12일 헬스장 운동 6km, 우리 집에서 교문도서관까지 걷기 4.2km, 총 10.2km)
나는 3월 24일 드골공항에 18시 30분에 도착을 한다. 순례길의 시작은 생장이다. 우선 공항에서 생장까지 가는 길을 알아보았다.
(출처- 까.친.연 까페)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루트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드골 공항에서 RER을 타고 몽파르나스 역에 간 후 (1시간 걸림) TGV를 타고 바욘으로 간다. (4시간 걸림) 바욘에서 TER를 타고 생장으로 간다. (1시간 10분 걸림) TGV 예약은 미리 해야 한다.
이 경우는 오전이나 낮에 공항에 도착했을 경우 가능한 루트이다. 그러나 생장에서 유명한 55번 알베르게가 2시에 오픈을 하고 예약을 받지 않고 당일 선착순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무척 빠듯하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파리에서 1박 하거나 바욘에서 1박을 한다.
둘째, 드골 공항에서 베르시 역으로 가서 (1시간 걸림) 야간 버스를 타고 바욘으로 가서 (10시간 걸림) 다음 날 아침 기차를 타고 생장으로 간다.(1시간 10분 걸림) 야간버스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어디에도 1박을 하지 않고 버스에서 자면서 갈 수 있다. 처음에는 나도 이 방법을 선택하려고 했다. 그러나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또 10시간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앉아서 자는 것은 무척 불편할 것 같다.
셋째, 드골 공항에서 RER을 타고 오스테를리츠에서 내려 (1시간 걸림) SNCF 야간 기차를 타고 바욘으로 가서 (10시간 걸림) 다음 날 아침 TER를 타고 생장으로 간다.(1시간 10분 걸림) SNCF 기차 예약을 미리 해야 한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침대에서 무척 편하게 갔다는 추천을 봤다. 나는 이 루트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공항에 늦은 오후에 도착하기 때문에 야간 기차를 타고 가면 어느 곳에서도 1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생장에 아침 일찍 도착해서 알베르게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약은 "OMIO"앱에서 한다. 한국어 버전이 가능하다. 출발 장소, 도착 장소, 날짜를 입력하면 기차, 버스, 비행기 수단이 뜬다. 기차를 선택하고 시간에 맞는 조건을 선택한다. 1등석을 선택하면 여성 전용 객실 침대와 상단, 하단 침대도 선택가능하다. 83,000원에 예약을 했다. 일찍 예약할수록 저렴하다.
바욘에서 생장까지 가는 TER는 예약이 필요 없고 버스도 운영한다. 전세계에서 온 많은 순례자가 타고 있다고 한다. 정확히는 바욘에서부터 순례가 시작이다. 바욘은 무척 아름다운 도시라서 조금 산책할 생각이다.
* 프랑스어 공부 *
TGV (train à grande vitesse) 고속철도
SNCF (société nationale des chemins de francais) 철도사업자
Interecités de nuit 야간 급행열차
Metro 지하철
RER (réseau express régional) 급행철도
TER (transport express régional) 국영철도
ile de France 파리 중심으로 프랑스 지역 (우리나라 경기도 느낌)
CDG (chales de gaulle) 드골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