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D-1

이방in 게스트하우스 뚝도, 프레임 성수

by 홍지현

나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다. 그런데 미술 전시를 한다. 게다가 최근 가장 핫플인 성수동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나는 미술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학창 시절 미술 시간이 재미있고 좋았다. 그러나 미술은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도 있었다. 다 큰 어른이 되어 취미로 미술을 조금 배우다가 그만두다가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미술학원은 기술을 가르쳐주니 재미가 없었다. 어느 날 예술을 가르쳐주는 샘을 만났다. 기술적인 면보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들어주고 표현하도록 적극 응원하는 샘이었다. 자신감이 생기고 다시 미술이 재미있어졌다. 그러다가 또 바쁜 일정에 그만두었다. 밀당도 아니고 나는 미술에 대해 왜 이리 진득하지 못하는 것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예술에 대한 욕망은 폭발했다. 글과 함께 그림이든 춤이든 노래든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어졌다. 다시 샘을 찾아갔다. 샘은 예술 단체 '마이아'를 만들고 활동 중이었다. 나는 미술 전공자가 많은 마이아 단체에 용감하게 들어갔다. (처음에는 샘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고마우면서도 부담이었는데 마침내 용기를 냈다) 마이아는 10대에서 60대 연령의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미술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고루 있다. 직업도 다양하고 각자의 색깔은 더 다채롭다. 나는 글과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수채화를 선택한 이유는 물이 남긴 흔적과 물이 섞여 의도하지 않은 순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비도 있다. 너무나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 표현되지 않아 좌절한다.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해도 그들과 절대로 같아질 수 없다. 나는 하루에 10장이 넘는 그림을 버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가 서서히 한 발 한 발 걷듯이 나도 조금씩 색을 익히고 있다. 어설프지만 나의 기억을 담은 그림과 글을 전시한다. 내일은 나의 생애 첫 전시날이다.

새롭게 알게 되었다. 글에서 퇴고 작업과 전시 전날 준비 작업이 똑같다는 것을. 글작가는 한 글자의 오타를 없애기 위해서 읽고 또 읽는다. 그림 작가들도 그림의 배치 1mm 오차를 줄이기 위해 다시 배치하고 또 배치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