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in 게스트하우스 뚝도, 프레임 성수
10일 동안 진행한 전시회가 끝났다. 6월부터 콘셉트를 잡고 10회 회의를 거친 긴 과정도 모두 끝났다. 전시회 지킴이를 정해 순번을 만들며 우리들은 전시회를 지켰다. 전시를 지켜보는 시간은 그동안의 과정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된다.
전시회가 나에게 남긴 것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굴뚝같은 마음이다. 나의 전시를 바라보며 다음에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생각을 하다가 나를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로지 그림으로 힐링을 하는 시간, 그림에 푹 빠져 색을 느끼고 싶다. 이 마음은 지금껏 없는 마음이었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리더의 말과 정보에 집중하고 안 그려지면 속상한 마음까지 생기는 버겁고 무거운 욕심이었다. 이제는 남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냥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두 번째는 사람들이다. 종로에 있는 독립서점을 하는 분이 가까운 뚝도 시장 "3개의 풍경" 공간에 왔다가 우연히 우리 전시장을 들렀다. 마음을 잇는 이야기 창작소를 운영하는 분, 출판컨설팅하는 분, 책출간모임을 하는 분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가르쳤던 고등학생이 와서 직접 그린 그림을 주었다. 꽃말은 “끈기, 인내”였다. 선생님을 응원한다는 소율이의 말에 울컥했다. 또 우리 "마이아" 단체 사람들의 파트너십이 돈독해졌다. 빌런 하나 없는 신기한 7인이다. 서로 배려하며 자발적 참여로 불평불만 없이 전시회를 준비했다. 제주도 공동작업까지 하면서 더 친해지고 더 깊은 대화를 하게 되었다. 각자에게 예술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세 번째는 사치를 한 경험이다. 나를 찾아준 사람들은 가족, 그동안 나와 함께 공부를 한 학생, 학부모, 친구, 같이 공부를 하는 지인, 성당 지인, 산티아고 순례자들이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전시를 보러 귀한 발걸음을 하셨다. 나는 생애 두 번째로 많은 꽃다발을 받았다. (첫 번째는 아이들을 낳았을 때) 집으로 와서 아직까지 싱싱한 꽃을 네 개의 화병에 따로 꽂고 조금 시든 꽃을 과감하게 버리는 사치를 누렸다. 어느 소설에 커피가 조금 남은 것을 싱크대에 버리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큰 사치라고 쓴 문장이 떠오른다. 나는 어쩌다가 사거나 받는 꽃을 시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렸는데 지금은 너무나 많은 꽃을 과감하게 버리는, 사치를 부리게 되었다. 내가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된 순간이다. 나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