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작가 독서챌린지 '김재약은죄 2기'
박경리 작가의 토지문화재단에서는 온라인으로 같이 책을 읽을 사람을 모집한다. 2026년 <박경리 작가 독서 챌린지>의 책들은 '김약국의 딸들', '재혼의 조건', '약이 되는 세월', '은하', '죄인들의 숙제' 총 5권이다. 매일 6~7장 정도 읽고 기억에 남는 문장을 밴드에 올리는 챌린지이다. '토지' 완독을 참여한 후 두 번째 독서 챌린지이다. 같이 읽으면 힘이 생긴다. 꾸준함. 소속감. 연대. 공감의 힘이다. 나와 같은 문장을 인상 깊은 장면으로 쓰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나의 감정을 공감받는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남긴 문장도 기억에 남아 책을 두 번 읽는 효과가 있다. 봄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어 기쁘다.
이번 주는 읽은 내용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김봉제. 김봉희, 김봉룡은 아름다운 도시 통영에 산다. 봉제는 관 약국의 의원이다. 점잖은 성품의 봉제와는 달리 막내 봉룡은 몸이 건장하고 얼굴이 잘생겼고 노란 머리털을 가졌다. 누가 농으로 양놈의 피가 섞인 거 아니냐고 말하면 반죽음이 될 정도로 때리는 다혈질의 성격이다. 봉희는 과부가 되어 아들 중구와 함께 살다가 윤정임 며느리를 얻었다.
봉룡은 두 번째 부인 숙정을 찾아온 송씨 아들 욱이 때문에 화가 나서 숙정을 때린다. 짝사랑으로 찾아온 욱이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생각한 숙정은 목을 매고 죽는다. 욱이를 찾아 죽이겠다고 집을 나간 봉룡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 없다. 아들 성수는 부모를 여의고 봉제 손에서 자라나 의욕이 없다. 봉제의 외동딸 사촌 연순은 노란 머리카락을 가졌다. 연순을 보며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하며 연민의 정을 느낀다. 몸이 허약한 연순과 별 볼일 없는 강택진과 결혼한다. 강택진은 장모 송씨를 속여 약국을 차지하려고 한다. 연순이 일찍 죽자 강택진은 빼돌린 재산으로 과부의 딸과 재혼한다. 사위를 위하고 조카 성수를 괄시했던 송씨는 후회한다. 봉제는 파상풍으로 죽는다.
성수와 분시는 결혼해 아들 용환을 낳았으나 마마로 죽는다. 하인 지석원이 혼외 자식을 데리고 와 키워달라고 부탁한다. 둘은 딸 다섯을 낳았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
-대부분의 남자들이 바다에 나가서 생선 배나 찔러 먹고사는 이 고장의 조야하고 거친 풍토 속에서 그처럼 섬세하고 탐미적인 수공업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바다 빛이 고운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오란 유자가 무르익고 타는 듯 붉은 동백꽃이 피는 청명한 기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이상야릇한 무서움은 또한 이상한 그리고 잔인한 방법으로 발산된다. 성수를 괴롭혀주는 일이다. 괴롭혀주는 일이라면 도깨비 집의 역사를 들려주면 된다. 되도록 무시무시하게 생모 숙정을 그려내는 것이다. 죽기 전부터 사람이 아닌 여우라도 둔갑해서 있었던 것처럼.......공포가 더해 갈수록 그의 말은 잔인하게 강조되어 갔다.
-연순은 침묵한다. 멀리 항구를 떠나는 배가 보인다. 성수는 도깨비집에 비상 먹고 죽은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것은 아니다. 실상은 저 배를 바라보려 오는 것이다. 연순은 그렇게 생각하였다. '갑자기 아버지 말은 왜 할까?'
-“후생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까? 누부야!”
어릴 때부터 누부야라고 불렀다
“만나고 말고, 못 만나믄 그 한을 어쩔꼬”
연순의 입김은 몹시 뜨거웠다. 숨이 가쁜 모양이다
성수는 뚜벅뚜벅 걸어간다
“잘 있거라. 연순이 누부야!”
대문 밖에 박힌 듯 서 있는 연순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고향 아니에요? 어머니, 서울에도 부산에도 다 있지만 사람의 얼굴이 다 같지 않고 또 좋아하는 얼굴이 따로 있는 것처럼 나는 통영의 가스등이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