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나눠 웃고 밤을 나눠 지내도 어둠은 쉬이 나눠지지 않는다. 그것을 깨달은 뒤로 취하는 일이 부끄러웠다. 그래도 진심을 담은 말을 하고 싶을 땐 아득히 깊은 아래에서 표면으로 떠오를 때까지 묵묵히 기다린다. 그런 말들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할 때가 많고, 글로나마 뒤늦게 꺼낼 때는 정작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그렇게 쓸쓸해 보일 수가 없었다.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들은 불협화음 같이 느껴진다. 조심스레 꺼낸 말은 출렁이는 급류에 휩쓸리듯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역시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음만 내고 있는 쓸쓸한 내 고집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