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지금 통과하고 있는 것은 동굴이 아니라 긴 터널일 뿐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으셨다는 강사분의 이 한마디 말은 내가 염세주의의 구렁텅이에 빠지려던 찰나, 나의 멱살을 잡고 다시 현실 세계로 끌어올렸다.
동굴은 끝이 있는지 없는지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운이 좋아 동굴의 끝에 도달했다 해도 그 길이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나가는 길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이 길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터널은 다르다. 아무리 긴 터널이라도 끝이 있으며 그 끝은 반드시 목적지로 향하는 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뒤돌아 서지만 않는다면 목적지로 향하는 길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래서 비슷한 듯 보이는 동굴과 터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인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긴 터널들을 통과하면서 그 당시에는 어두컴컴한 동굴에 평생 갇혀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에 떨었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은 동굴이 아닌 터널이었음이 밝혀졌다.
2020년 6월, 나는 제 발로 회사라는 따뜻한 온실을 걷어차고 나와 또 한 번 기나긴 터널로 들어섰다. 대책 없는 퇴사와 두 번의 여행 이후 나의 삶은 360도 달라졌다. 만나던 사람들은 완전히 달라졌으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듯한 기분마저 느꼈다.
그 터널은 너무나도 깊어서 마치 끝이 없는 동굴처럼 보였다. 이번만큼은 터널이 아닌 막다른 동굴에 들어선 것일지도 모른다는 근심과 걱정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러나 나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터널이 길던 짧던 이 또한 지나갈 것임을. 그리고 터널이 길면 길수록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한 더욱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터널을 통과하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한 가지는 터널은 목적지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라는 사실이다. 깊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산을 두르고 길을 빙빙 돌아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가 터널 속에 들어왔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