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AI 에이전트 간의 협업을 이끄는 표준이 마련되다
AI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태스크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점차 증가하면서 AI 에이전트 간의 협업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이전에 AI 에이전트도 서로 협업을 한다? 에서도 다루었던 것처럼 여러 개의 에이전트 간의 연동을 통해 보다 심층적이고 정교한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는 멀티에이전트(Multi-agent) 아키텍처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AI 에이전트 간의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다시 한번 복습해 봅시다. 예를 들어, 여행 계획을 짜는 AI 에이전트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5월에 일본 교토로 3박 4일 여행을 가고 싶어요. 전통적인 문화 체험과 맛집 위주로 계획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이 하나의 요청을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가 분담하여 협업하게 됩니다.
하나의 에이전트는 항공편과 숙소 예약을 전담하고, 다른 에이전트는 교토의 계절별 명소를 추천하며, 또 다른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미각 성향과 리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맛집을 선정합니다. 여기에 일정 최적화를 위한 스케줄링 에이전트가 각 장소의 운영 시간, 거리, 날씨 예보까지 고려해 최적의 루트를 설계합니다.
최종적으로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하는 조정 에이전트가 사용자에게 하나의 완성된 여행 일정표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개별적으로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에이전트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고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는 이 브런치북을 통해 AI 에이전트의 기초 개념부터 이러한 멀티에이전트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개발 도구와 프레임워크 및 방법론등에 대해 배워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구현에 있어서 우리는 중요한 사항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 서로 다른 플랫폼 간에 만들어진 에이전트들이 서로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불과 며칠 전 이러한 고민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해결책을 들고 나온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 연구 개발의 선두주자 구글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구글에서 A2A 프로토콜의 개념과 이것이 AI 에이전트 개발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갈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IT 업계에서 프로토콜(protocol)은 컴퓨터나 원거리 통신 장비 사이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양식과 규칙의 체계를 말합니다. 구글이 제시한 A2A(Agent2Agent) 역시 일종의 프로토콜입니다. 즉 A2A 프로토콜은 이름 그대로 수많은 AI 에이전트들 간에 서로 소통 및 상호작용하고 협력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표준화된 규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A2A 프로토콜을 통해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 벤더, 시스템상에서 만들어진 AI 에이전트들끼리 자유롭게 정보 교환과 상호작용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면 위의 그림과 같이 LangGraph, Google ADK, Crew AI와 같이 각기 다른 플랫폼 상에서 개발된 AI 에이전트 간에 통신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인상적인 점은 A2A 프로토콜이 구글의 주도 아래 Atlassian, Accenture, MongoDB, Salesforce 등 50개 이상의 테크 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오픈소스 기반 프로젝트라는 점입니다. 즉 앞으로도 생태계 확장을 통해 새롭고 획기적인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이 네트워크는 점점 더 커지며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A2A 프로토콜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반에 걸쳐 ‘표준화’라는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동일한 플랫폼이나 특정 개발 환경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협업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전혀 다른 기술 스택 위에서 동작하던 에이전트들조차도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AI 에이전트의 활용 가능성을 폭발적으로 넓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 환경에서는 내부 시스템과 외부 SaaS 설루션 간의 AI 에이전트 통합이 보다 유연하고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도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다양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AI 에이전트들이 마치 사람처럼 역할을 분담하고 협의하며, 점점 더 복잡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앞으로의 AI 에이전트 개발은 단일 시스템을 넘어서, 다양한 도구와 플랫폼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상호운용되는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A2A 프로토콜은 그 중심에서, 마치 인터넷이 정보를 연결했듯,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대의 관문이 되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이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차세대 AI 활용 방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가는 역사적인 전환점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개방형 생태계와 그 연결을 가능케 하는 표준 프로토콜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