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문창과

세종사이버대에 편입했어요

by harrymerry

이런, 매주 연재하겠노라 다짐했건만!

마지막 글이 무려 한 달 전이다. 하지만 다 사정이 있었다.


호주에서의 3년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잠깐 일을 봐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글만 쓸 수는 없어 알바자리를 구하던 차에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부탁한 기간 동안 일을 하기로 했다.

주로 오후부터 일을 시작해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할 줄 알았으나, 막상 일을 시작하니 독서할 여유조차 없었다.

업무를 숙지하고, 외워야 할 것들을 외우고, 청소를 하고 마감을 하니 하루가 금방 갔다.

글을 못 쓰면 원고 생각이라도 했다. 출판이 흐지부지 될까 봐.

가끔은 경각심을 가지고자 졸음을 참아가며 중간중간 퇴고도 하고, 미처 투고하지 못한 곳에 원고도 냈다.


2월 끄트머리즈음에 업무도 슬슬 매듭이 지어지자 미뤄뒀던 원고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써놨던 글을 읽으니 잊어버리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내 글은 언제나 읽어도 볼품이 없다는 거다.

매번 이런 생각이 드니 배움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이런 쓰레기 원고를 세상 밖에 낼 수 없으니.


그래서 시간적으로 다시 자유로워지는 3월부터 새로운 곳에서 알바를 하며 글쓰기 강좌를 들으면 좋겠다 싶었다.

엄마는 독립서점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강좌나 평생교육원에서 여는 수업을 알아보고 있는 날 보며 차라리 학교를 다니라고 권하셨다.

이어서 학점은행제 석사 과정을 밟고 계시는 엄마께서 배우고 싶은 걸 실컷 배우고 학위도 따는 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다.

글을 쓰다 갑자기 학교를 다니는 게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에세이 출판 이후에도 다른 책들을 꾸준히 출판하고 싶어 학교를 다니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집 앞에 있는 일반대학 문창과나 엄마처럼 학점은행제를 알아보다 시간, 장소에 구애가 없는 사이버대로 눈길을 돌렸다.

그래서 문창과가 있는 여러 사이버대를 비교하고 커리큘럼이 가장 재밌어 보이는 세종사이버대로 편입을 하기로 했다.


나는 사이버대를 입학할 운명이었을까, 마침 알아보던 그 기간은 2차 신*편입생을 모집하는 기간이었다.

문창과 지원생답게 학업계획서에 내 진심을 한 자 한 자 소중히 적고 다른 서류와 함께 제출했다.

합격 못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이버대지만 혹여나 나의 착오나 미천한 글쓰기 실력 탓에 불합격이 될까 떨리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기다렸다.

심리 상담 수업을 듣고 있던 날 낮에 나는 세종사이버대 문창과 3학년 편입생으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오늘로써 2주 차로 강의를 듣고 있다.

전공과목 3개에 교양 과목 2개를 듣고 있는데, 다섯 과목 모두 재밌게 청강하고 있다.

재미로 글을 쓰다 학교에 들어가게 되다니.

지금 이 마음, 이 자세로 내년까지 쭉 이어나가 보려 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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