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링크 무차별 삭제 사건
2026년 2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나는 페이스북에서 그간 올린 포스팅의 대량 삭제를 당했다.
내가 스팸성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는 것.
이유는 다양했다. 링크가 안전하지 않거나 스팸성이라고 나오기도 하고, 사진이 콘텐츠 내용과 동떨어졌다며 석가탑, 신라의미소, 남산의 불상 등 내가 찍어서 올린 사진 포스팅이 삭제되었다. 원인은 한 가지로 모아진다. 브런치 스토리의 링크와 내용 (사용자에 따라서는 브런치를 언급한 포스팅도 삭제되는 경우가 있었다는데, 이건 정확히 어느 것이 걸려서 삭제되었는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를 페이스북에서 대거 삭제하고 있는 것이다. 브런치 포스팅의 캡처 사진을 사용한 경우도 삭제되었다. 본문이 아니라 댓글로 넣은 링크도 삭제되었다. 페이스북을 검색해 보니 이런 사례가 넘쳐나고 있었다.
페이스북을 초창기부터 한 20년 쓴 거 같은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처음에는 오해가 있었나 해서 삭제 메시지가 들어올 때마다 재검토 요청을 보냈는데, 그보다 빨리 삭제 알람이 날아 들어왔다. 50개가량 삭제를 당하고 보니, 이건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고, 그 의도는 어떤 정책적 판단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몇 개의 브런치북을 발간했다. 경주에서의 삶과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풀어내는 약간의 분량이 있는 글을 써내는 플랫폼으로 사용한다. 덕분에 앞으로 출판 가능할 원고를 이곳에서 꾸준히 쓸 수 있었다. 지금도 매주 2회씩 5,000자 분량의 원고를 브런치 북 연재로 올리고 있다. 공들여 쓴 글은 여러 소셜미디어에 공유해서 지인들이나 혹은 미지의 독자를 만나도록 링크를 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나마 너무 무작위로 하면 불편할 분들이 있을까 싶어, 나의 소셜미디어 구독자들을 중심으로만 올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경우는 잘 없었다. 브런치 포스팅을 캡처해서 그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면, 그 인스타에 연동된 페이스북 페이지와 쓰레드에 올라가고, 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포스팅을 내 개인 페이스북 계정(폐쇄형으로 운영하는)에 공유해서 페이스북 친구들이 보고 있다. 비교적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스팸 취급을 당한 것부터가 기분이 상한 데다가, 내가 쓴 글을, 내 계정에 올려서, 나만 링크를 걸고, 나를 팔로우하는 지인들에게 노출하는 것마저 스팸으로 처리를 하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싶다. 내용은 경주 유적과 역사 이야기이니 이게 스팸성이 되기도 어려운 내용이다.
페이스북은 과거 네이버 블로그 링크를 이런 식으로 대거 삭제하며 네이버 생태계와 분리조치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나는 네이버를 별로 쓰지 않아서 이런 사태를 몰랐는데, 이번에는 매우 직접적으로 브런치가 타깃이 된 것 같다. 브런치의 링크가 포함된 거의 모든 경우에 스팸으로 간주한 삭제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이 두 회사 간에 무슨 협상을 해서 풀릴 문제일까 싶다. 아마도 페이스북은 자신들 외부로 트래픽이 빠져나가는 외부 링크에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거기에는 자기 플랫폼 내부로 사용자를 붙잡아두려는 소셜미디어 일반의 전략을 강하게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나는 페이스북의 오랜 사용자이고, 주요한 지인 네트워크가 그곳에 있지만, 긴 글은 블로그형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에 이렇게 몇 개의 플랫폼을 적정한 혼합이나 절충형으로 운영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렇게 한다고 내가 페이스북에 긴 글을 써서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브런치 플랫폼은 여러 면에서 글쓰기에 좋은 기능과 조건을 제공하는 곳이긴 하나, 온라인상의 확장성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용자로서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현재의 분위기는 자신의 주 사용 플랫폼을 선택하고, 거기에 종속되기를 요구하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그것을 매우 거칠게 요구하고 있다. 플랫폼 간 이동과 연결성을 끊어놓음으로써 자신들의 독점을 강화한다. 나는 이게 장기적으로 잘하는 짓이라 생각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독점을 했으니, 못 빠져나갈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람들이 그간 얼마나 다양한 행보를 보여왔는지 생각하면 지각변동은 장기적으로 언제나 일어난다.)
과거 네이버의 경우와 완전히 같은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네이버는 아시다시피 국내에서는 독점적인 거대 포탈이고 거의 모든 서비스를 다 갖고 있다. 페이스북의 사업모델과 여러모로 겹치는 부분이 많기에 경쟁관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들의 배타적 생태계를 확립하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든 영역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했을 대상이다. 그런데 브런치도 그러한가에는 약간의 의문이 있다. 이곳은 긴 글을 주로 올리는 블로그형 플랫폼인데, 페이스북은 블로그형 글을 올리기에는 좋은 플랫폼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연결성이 좋지 글의 아카이빙이나 분량이 긴 글을 보기에 좋지는 않다. 그런데, 막는다? 왜일까.
브런치에 유료화나 멤버십 등의 수익화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것을 이유로 드는 것을 들어봤지만, 그게 현재 페이스북을 위협하거나, 장기적으로도 위협적인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내가 페이스북의 정책 판단을 두고 평가를 할 문제는 아니고, 다만 사용자로서 매우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을 매우 거칠게 관철하는 행태에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필요한 것 같아서 이런 글을 쓰고 있다. 매우 괘씸한 이틀을 지내고 있다. 며칠 더 화를 내고서 나름의 대안을 찾아야 하겠다. 초창기부터 써왔던 온라인 플랫폼이 세월이 가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변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플랫폼이 과연 그 기능만으로 얼마나 승승장구할 것인지 모르겠다.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플랫폼이나 다 사람이 쓰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