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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u Apr 30. 2024

나에게 잘 맞는 다이빙 단체 선택하기


본격적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다음 단계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좋은 다이빙 강사와 다이빙 센터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다이빙 센터가 아무리 좋아도 소속된 다이빙 강사들의 강습 수준이나 안전 규정 준수에 대한 경각심이 낮으면 교육 퀄리티가 떨어지고 심지어 다이빙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또 소속된 다이빙 강사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다이빙 센터의 서포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다이빙 교육을 비즈니스적인 면에만 집중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코스를 빨리 해치워버리도록 다이빙 강사를 압박하는 다이빙 센터인 경우, 역시 강사와 센터의 부주의와 강사의 태만으로 다이빙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지난 10년간 겪은 다이빙 산업계에는 강사에게 코스를 빨리 끝내라거나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 교육생도 대충 넘어가라고 압박을 주는 다이빙 센터가 많았어요. 운 좋게 제가 일했던 다이빙 센터는 모두 교육 규정과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교육생의 배우는 속도에 맞추도록 협조하고 도와주었습니다. 


제가 직접 교육생으로 다이빙을 배울 때와 트레이너로 다이빙을 가르칠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이 좋은 다이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바른길로 안내할 수 있는 다이빙 강사와 다이빙센터를 만날 수 있는 팁을 안내할게요.



멕시코 케이브 다이빙 ⓒ HARU




어떤 다이빙 단체를 선택해야 할까?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단체의 역사



전 세계 수많은 다이빙 단체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다이빙 단체는 PADI, NAUI, SSI, CMAS, BSAC, RAID, SDI 등이 있어요. PADI는 워낙 마케팅에 투자를 많이 하는 단체라 전 세계 어딜 가도 PADI 다이빙 센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스쿠버 다이빙을 잘 몰라도 PADI를 아는 사람은 있을 정도이죠. 하지만 브랜드가 많이 알려졌다고 해서 반드시 최고의 다이빙 단체는 아닙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PADI 다이빙 강사로 활동했지만, 각 다이빙 단체마다 장단점이 있는 건 분명합니다. 또한 다이빙 강사는 다른 단체로 ‘크로스오버’를 통해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PADI가 가장 좋은 다이빙 단체라는 말은 틀려요. 


NAUI는 미국, CMAS는 프랑스, BSAC은 영국에서 시작된 다이빙 단체입니다. 프랑스에서 다이빙 트레이닝을 받은 다이버들은 대부분 CMAS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프렌치여도 동남아 여행 중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PADI나 SSI일 경우가 큽니다. 이렇듯 지역적인 배경도 영향이 있어요. SDI의 경우엔 테크니컬 다이빙 단체로 시작한 TDI가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단체를 역으로 만들어 타 단체에 비해 역사가 짧지만, 커리큘럼이 단단합니다. 다이빙 단체의 역사만으로 어느 곳이 더 좋다 비교할 수 없습니다. 


다이빙 단체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WRSTC(World Recreational Scuba Training Council)에 등재된 곳이라면 크게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이 PADI 오픈워터 레벨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그다음 레벨인 어드밴스드는 SSI에서 진행할 수 있어요. 그다음 레벨, 레스큐 코스는 SDI에서 할 수도 있고요. 어느 특정한 다이빙 단체에서 입문 레벨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단체에서 스쿠버 다이빙 전 과정을 이수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다이빙 단체는 레크리에이션 레벨 다이빙 과정은 대부분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가르칩니다. 디테일한 부분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 다이버 자격증 레벨에서 배워야 할 지식 이론과 실습 과정은 굉장히 유사해요. 


WRSTC에 등재된 대표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단체의 각 코스는 동등하게 인정됩니다.



자격증 취득 후에도 단체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어요. PADI 오픈워터 레벨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 SSI 다이빙 센터에서 펀 다이빙을 즐길 수 있어요. 다이빙 자격증 카드와 다이빙 경험 기록이 있는 로그북만 지참한다면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자신의 트레이닝 레벨의 한계 안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 중 누군가 일찌감치 ‘나는 테크니컬 다이빙 쪽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마음먹고 다이빙 입문 레벨 트레이닝을 받으려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SDI를 추천합니다. SDI는 테크니컬 다이빙 단체 TDI의 레크리에이션 레벨 과정을 맡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서 테크니컬 다이빙으로 커리어를 이어갈 경우 커리큘럼이 보다 부드럽게 이어져요. 저 같은 경우, PADI에서 레크리에이션 레벨 트레이닝 전 과정을 했고, PADI 강사로 커리어를 쌓으며 코스 디렉터 바로 전 단계인 마스터 인스트럭터까지 되었지만, 테크니컬 다이빙 과정은 TDI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직접 경험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에 PADI에서 테크니컬 다이빙 입문 과정을 해봤는데, PADI는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 특화된 단체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테크니컬 다이빙 트레이너와 센터를 찾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커리큘럼도 아쉬운 점이 많았고요. PADI 테크 과정을 경험한 이후 멕시코에서 사이드마운트 교육을 다시 받았고, 케이브 다이빙 트레이닝 전 과정을 했는데, 이땐 TDI와 함께 했습니다(PADI는 케이브 다이빙 과정 자체가 없어요). 직접 경험해 보니 테크니컬 다이빙에선 다이빙 단체에 따라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고요.


테크니컬 다이빙 커리어를 시작한 후로 지금 제가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PADI가 아닌 SDI로 강사 생활을 시작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구도 다이빙 입문 과정부터 먼 미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다이빙 강사로 커리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가 테크니컬 다이빙, 케이브 다이빙으로 커리어의 방향을 크게 전환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처음부터 다이빙 커리어의 방향을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럴 수도 없고요. 다이빙 관련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레크리에이션, 컨서베이션(에코 다이빙), 포토그래피, 퍼블릭 세이프티 다이빙(구조 다이빙), 사이언스 리서치 다이빙, 테크니컬 다이빙 등 정말 다양하고 다채롭거든요. 입문 단계부터 다이빙을 꾸준히 하면서 여러 멘토를 만나보시고 직접 산업계를 경험하면서 천천히 방향을 잡아 나가면 됩니다.

만약 주변에 다이빙 트레이너가 있다면 이 질문을 꼭 해보세요. “어떤 다이빙 단체가 좋은가?”라고 물었을 때 “다이빙 단체는 중요치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이빙 트레이너이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바로 그 트레이너를 멘토로 삼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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