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평일 오전 9시, 쉰다는 건 아직 익숙하지 않다.
쉬는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출근을 했고, 지금 이 시간에 집에 있다는 사실이 어색해 마치 일을 하듯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이 공허한 공간과 낯선 시간이 언젠가는 익숙해질까 생각해보지만, 아직은 그저 어색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정신력만큼은 자신 있다고 믿었는데, 신호는 작년 초에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일을 하면서도 마음은 비어 있었고, 이유 없이 불안했으며, 가끔은 멍해지기도 했다. 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주일 휴가를 내고 가족과 여행을 다녀왔지만, 돌아온 뒤에도 그 허전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한 해를 버텼고, 마흔이 되던 연말에는 결국 독감에 무너졌다. 한 달이 넘도록 회복되지 않는 몸을 보며 ‘내가 이렇게 약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다시 출근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모임에서 누군가 육아휴직을 내고 캐나다에 가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이 나이가 우리 아이와 비슷했기에 더 그랬다. 그런데 대출을 받아서라도 가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심장이 다시 뛰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 이후 ‘나도 멈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결국 나는 아들 생일이 오기 전에 육아휴직을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평일 오전 9시에 집에 있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