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서 배운 것들
1년의 휴직은, 남은 인생을 더 잘 살기 위한 잠깐의 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몸부터 다시 만들기로 했다. 수영을 시작했고, 헬스도 병행하기로 했다.
아내는 수영 고수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할 줄 안다. 수영장에 가면 나는 늘 물 위에 둥둥 떠 있거나, 한쪽에 앉아 지켜보는 역할이었다. 물이 무섭지는 않았지만, 배워본 적이 없어서 친한 존재도 아니었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1년이면 모든 영법을 배우고, 수고인 아내를 뛰어넘어 보겠다고.
그렇게 첫날 수영장에 들어갔다. 결과는 참담했다.
킥판 하나 잡고 발차기만 했는데도 50분 만에 완전히 녹초가 됐다.
25미터를 가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었고, 음파는 왜 안 되는 건지, 물은 왜 자꾸 먹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름 운동신경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냥 내 착각이었던 것 같다.
하루 만에, 가볍게 보던 수영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존중으로.
횟수가 쌓일수록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초보반에서도 뒤처지는 편이었다. 괜히 자존심도 상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휴직 후 나를 위해 세운 첫 계획이 수영이었고, 이건 끝까지 해보고 싶었다.
1년 뒤에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덜 허우적거리면서,
당당하게 물 위를 지나가고 싶다.
멈춘 시간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배우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