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시간

세상을 바라보는 작은공간

by 하루

아내는 포토그래퍼다. 아니, 포토그래퍼였다. 사진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결혼과 육아로 인해 잠시 내려놓고 있는 중이다.


반대로 나는 요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것도 풍경 사진을. 아직은 핸드폰으로 찍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아내의 카메라를 빌려 제대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휴직이 마냥 집에서만 쉬는 시간은 아니기에, 날이 좋은 날에는 아내와 함께 출사를 나가기로 했다. 거창한 계획은 아니고, 가까운 공원이나 포토 스팟에 가서 마음껏 사진을 찍는 정도다.


요즘 날씨는 그걸 하기 딱 좋다. 하늘은 바다처럼 넓고, 구름은 그 위에 얹혀 있는 것처럼 떠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까지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다. 그냥 보고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들인데, 사진으로 담고 나면 이상하게 더 또렷해진다.


세상을 눈으로 보는 것도 충분히 멋지지만, 그중에서도 ‘지금이다’ 싶은 순간을 골라 담는 일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그렇게 찍어놓은 사진을 다시 보면, 작은 공간안에 가장 멋진 세상이 담겨져 있는거 같아 괜히 마음이 뿌듯해지고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는 아직 사진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초보다. 그런데 아내가 옆에서 하나씩 알려준다. 구도를 이렇게 잡아보라거나, 빛을 이렇게 보라는 식으로. 가르쳐준다기보다 같이 걷는 느낌에 가깝다.


생각해보면, 아내는 잠시 멈춰 있고 나는 이제 막 시작하는 중이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다시 같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건 나에게 새로운 취미이면서, 새로운 한 걸음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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