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집에 있는 평일

조금씩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는 시간

by 하루

초등학교 5학년 딸과 3학년 아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곧 사춘기를 지나게 될 아이들에게 이 1년의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꽤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요즘 나의 하루는 아이들 등교 준비로 시작된다. 아침을 챙기고 물을 챙겨주고, 딸의 머리를 묶어주고,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가 배웅을 한다. 마지막에 한 번 안아주는 것까지,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내 일상이 되었다.


이상하게도 이 시간이 즐겁다. 바쁘게 흘러가는 아침인데도 마음은 오히려 편안하고, 아이들도 그런 나를 가만히 바라보며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좋아하는 눈치다.


얼마 전에는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아빠가 배웅해줘서 좋았어”라고 엄마에게 말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시간이 아이들에게도 남는 시간이라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다.


나는 내가 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게 작은 행복이 되는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조금 힘들더라도 그 행동이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왔다.


돌아보면 회사에서도 비슷했다. 내 일만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고, 그 사람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볼 때 더 큰 보람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걸까, 아니면 열심히 살다 보니 가끔 행복이 찾아오는 걸까. 당연히 전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살아보니 후자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 가끔 찾아오는 순간들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또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지금 이 시간도 그런 순간 중 하나였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언젠가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시간 말이다.


나는 지금, 조금씩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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