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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믿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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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Apr 21. 2024

마음 속 채워주심이..

나의 첫번째 신앙 고백 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는 이야기.

'예수님의 부활 이야기나 동정녀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태어나신 예수님 이야기가 그저 믿어지게 된 것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사람들 앞에서의 불안감은 아직도 존재하지만, 싸가지 없게 구는 사람들을 속으로 욕은 여전히 하지만, 화는 여전히 내지만, 신앙심이 이렇게 생긴 것은 처음이다.


나라는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기쁨이라는 게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 길이었고 지하철이었다. 그저 앉아서 동작을 대교를 넘어가는 지하철의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무언가의 느낌이 스치면서 '아, 내가 죄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행한 음란함이나 생활속의 실수들이 내가 죄인인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예배당도 아니었는데 하나님 생각을 하며 기도를 하면서 가다가 가지게 된 느낌과 신앙심이었다. 그저 느껴진다는게 이런 것인가.


친구는 '너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과 하나님이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느껴지게 되면 모든게 한순간에 믿어질거야~그 사랑을 알기 소망하는 마음만 있으면 분명히 곧 놀랍도록 너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거야' 라는 말을 해줬던 적이 있다. 나는 어떤 세뇌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었고 중심을 신앙에서 찾으려 했지만 단기간에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교회를 나가기 시작한 건 순전히 단순한 어떤 느낌 때문이었다.


여느때와 다를바 없이, 일주일에 한번 심리상담을 받고 나오는 길에 '오늘은 참 마음이 편안하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교회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2021년이었다. 2년 반 전의 그날. 그날이 시작이었다. 그날 믿지도 않았던 하나님께 고백했다. 나 너무 힘들다고. 포기의 포기를 거듭하는 내 모습이 너무 자책이 되고 힘들다고. 나도 사람들을 잘 만나고 싶다고. 불안감이 너무 엄습하고 힘들어서 찡그려지는 내 얼굴이 너무 밉고 싫다고. 나도 잘 살고 싶다고. 이렇게 내 모습을 감추기 위해 가게 주방에서 일하는 내가 너무 밉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그 때 정말 거짓말같이 그런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도 괜찮다'며 나를 위로해주는 어떤 마음이 들었다. 정말 하나님이 나를 위해 해준 말씀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때가 처음 예배당에서 진실하게 기도하면서 든 그런 마음이라 놀랍기도 했지만 위안이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열심히 큐티를 하며 내 마음을 기도책에 기록해 나갔다. 2년정도 후에 교회에 등록한 후에도 '믿음일기'를 개인 블로그에 비공개로 열심히 써나갔고 작년에 쓴 믿음일기가 거의 70~80편은 되는 것 같다.


그 일기를 읽어보면 하나님에 대한 한결같지 않은 마음과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달라고 계속 기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감정기복에 따라 달라지는 믿음의 크기와 하나님을 욕보이는 마음...나한테 왜 이런일이 일어나게 했냐는 마음...고난을 받지 않기위해서는 멀어져야 겠다는 마음이 대부분이었다. .. 그래도 계속 하나님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쓰는 나도 있었다. 계속 기도했다. 나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싶다고. 나도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주변 지인들과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했다. 끊임없이 믿겠다 안믿겠다를 반복하면서 내 스스로 하나님과의 끈을 끊으려 했다가 다시 잡고 를 반복했다.


작년 말일 이후로 교회를 한번도 안나가고 있지만, 어느 평안한 순간에 하나님을 찾게 되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는 길은 항상 평안하니까 이럴 때야말로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ccm을 들으며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해도 잘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런지 2주가 지났을 때, 그때 그런 죄인임의 느낌과 신앙심이 저절로 내게 다가왔다. 그저 느낌일 수도 있지만, 아무 것도 아닌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내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날이 지속되면 정말 괴롭지만, 그 날 다음 날은 내 마음의 채워주심으로 충만했고 참 기뻤다. 또 금요일이라서 그랬던 것인가?


비전을 알고 싶다고 기도했다. 전에는 하나님에게 믿음을 갈구하고 내 맘대로 믿음을 좌지우지 하려했다면, 지금은 내게 다가온 소중한 믿음 속에서 나는 하나님에게 어떤 사람인지, 하나님의 나를 향한 계획은 무엇인지를 알고자 한다.


나는 혼자가 편하고,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천국은 잔치를 벌이는 곳이라는데 나는 그런 잔치 딱 질색이다. 조용한 곳이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교회도 안나가는데, 이런 느낌을 받으니 교회에 나가야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방통대 공부때문에..'라는 핑계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나도 한 교회를 오래 꾸준히 섬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신앙심을 인생의 1순위로 두고 다른 것을 해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나에겐 악영향이 될까 두려운 마음이 크다. 나는 항상 욕심을 낼 때 뒤로 나자빠졌으니까 말이다. 내 욕심에 못이겨 몸도 마음도 축이나는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친구와 나누고 싶어도, 쉽게 나눌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나를 기독교로 입문시켜준 두 소중한 인연은 나와 잘 맞지 않는 분들인 것 같아서이다. 나에게 상처들을 주었다. 그래서 쉽게 말하기가 꺼려져 작년에 마지막으로 만난 이후 연락도, 만남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을 위한 기도는 한다.


이렇게 까지 나의 신앙고백이 길어졌지만, 이 글의 중점은 내가 신앙심이 생겼다는 것. 그뿐이다.

그렇게 원하던 나의 신앙심이 조금 자라난 것 같아 기쁘기 그지 없지만, 교회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나를 조금은 우울하게 한다.


나도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고 삶나눔도 하고 작년처럼 지내고 싶은데... 참, 마음처럼 쉽지 않은 내 마음이 나도 힘에 겹다.   


이제 자야 할 시간이다.

환절기라 목감기가 도졌다. 내일 아침에는 많이 부은 목이 조금은 낫길 바라며 ..

글을 마쳐본다.


여러분도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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