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고, 나를 잃다.
갑자기 엄마가 사라진 세상에서 무어라 표현하지 못하는 격한 감정에 무작정 글을 썼다.
화가 나는 날에는 화가나서, 슬픈날에는 슬퍼서, 어떤 마음인지 모르는 날에는 그냥 모르는 그 마음을 그대로.
적으니깐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더 아파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졌다. 일주일에 두번 주말에만 연재하던 글을 쓰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그래서 연재를 주중으로 변경했다. 더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어서. 그러면 마음이 괜찮아질 것 같아서.
그런데 나는 그 이후에 노트북을 여는 것조차 두려워졌다.
충동적으로 쏟아내고 싶었던 그 순간의 상실의 고통은 끄집어내면 낼수록 나를 더욱 잠식해버렸다.
'글쓰기' 페이지를 여는 게 두려웠다.
노트북에 손을 올리고 글을 써내려가는 행위 자체가 통증이었다.
그래서 나는 문을 잠시 닫기로 했다.
쏟아져 나오는 것들의 입구를 막아버리기로 했다.
아직은 혼자서 조용히 그것들을 봐야봐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영원히 그렇게 지켜봐야할지도 모르겠다.
브런치북으로 올려져 있는 글을 다듬어서 책을 출간했다.
책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
세상에서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아빠, 엄마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고 썼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없지만,' 이라는 앞의 문구가 빠져있지만, 그곳에서 보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일찍 책을 출간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럼 아빠, 엄마에게 엄청 축하받았을 텐데....
나는 잠시 엄마에게 향하는 마음의 문을 닫으려고 한다.
만지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안고 싶은 통증을 조금만 가둬두려고 한다.
활자로 꺼내어 보게 되는 그 단어들이 무섭고 날카로운 도구가 되어 나를 찌르는 그 모든 것을 잠시만 맘춰보려고 한다.
새로운 이야기를 쓸 것이다.
이 통증은 잠시만 내려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