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출몰하는 기숙사
나는 18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한국에서도 지방인 부산에 살았던 나는 방과 후면 남포동 시장에서 떡볶이를 사 먹고 학원을 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지금의 일본인들이 KPOP 가수에 열광하는 것처럼 나는 쟈니스(야마시타 토모히사)에 열광하고 스마프(키무라 타쿠야가속한 그룹) 반쯤 미쳐있었다.
그래서 떠난 일본.
일본에 도착하고 나는 정말 신세계를 경험했다.
일본의 수도 도쿄는 크고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으면 전철 노선은 어찌나 많은지 나는 일본의 중심선
야마노테 선부터 외워야 했다
기숙사에서 어학원까지 혼자 다녀야 했으니까..
부산에서 살 때도 지하철을 타고 다녔지만 이건 규모가 아예 달랬다
정말 어지로 울 정도로 전철 노선이 많았다
일본에 도착하고 나는 어학교를 다녔는데 그곳은 일본 아오야마라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아오야마는 일본의 명품 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럭셔리한 동네이다.
어학원 기숙사는 치바 현이란 곳에 있었는데 도쿄에서 대략 전철을 타고 30분을 들어가야 했다.
도쿄에서 외각인 셈이다.
치바현에서 아침 8시에 전철을 타고 9시까지 도쿄 아오야마에 있는 어학원에 도착하면 나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치바현은 도쿄에서 벗어난 지방이다. 시골 까진 아니지만 외곽 중에서 아주 더 들어간 곳에 기숙사는 위치해 있었다.
나는 어학교를 마치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기에 밤 11시에나 집에 갈 수 있었다.
도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나는 약 30여분을 전철을 타고 기숙사로 향해야했다.
기숙사에는 두 명 짝을 지어 방 하나씩 썼었는데 나는 짝이 맞춰지지 않아 부득이 혼자서 쓰게 되었다.
기숙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긴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치바현에 위치한 강을 사이에 두고 다리를 지나면 골목골목 들어서서 제일 모퉁이에 자리 잡은 2층 집이 기숙사였다.
다리를 건너고도 골목골목 한참을 들어가야 했다. 처음에는 이 길이 익숙하지 않아서 외우느라 애를 먹었다.
방은 일본식 다다미 방이었고..
나는 혼자 쓰기엔 꽤 넓은 방을 배정받아 썼다.
19살.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여자아이가 혼자서 독립적인 생활의 스타트를 한 곳이 일본식 주택 기숙사였는데 사실 이곳이 맘에 들지는 않았다.
골목골목에 끝에 위치해 있었고 길을 외우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아파트에서만 살았었던 나는 2층 목조 주택이 여간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올라가는 계단은 항상 삐걱삐걱 소리가 났고 때때로 시커먼 바퀴벌레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환경이 아주 열악했다.
2개월만 있으면 되는 곳이라 정을 두고 싶지도 않았기에 나는 짐을 다 풀지도 않고 거의 그대로 놔둔 채로 지냈다.
화장실은 특이하게도 방의 외부에 있었는데 복도 끝 두 칸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화장실을 가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상한 구조였다.
내가 그것과 마주한 것은 기숙사에서 한 달쯤 지냈을 때였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11시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어스름한 밤 골목길은 빛 하나 없이 어두웠다. 작은 휴대용 플래시를 들고 다닐 정도로 좁고 어두운 골목이었다.
삐걱 거리는 목조 계단을 올라가다 나는 잠시 멈칬했다.
주위는 어두웠고 나는 작은 후레쉬 불빛에만 의존하고있었다. 밤 기운은 으스스했고
낯선 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 골목이 그렇게 무서워 보일수 없었다.
나는 얼른 방으로 들어가고만 싶었다. 그렇게 계단을 다 오른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