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기록]
살다보니 공황장애만 있는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황장애를 극복하며 살아온 경험치로
벼랑끝에서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는 조금 알게되었다
카메라기변을 하고자 마음만 먹은상태로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무게감의 손때묻은 Dslr카메라를 들고
대중교통이 편한 근교로 향했다.
하고싶은 말은 다할수 없고, 해서 무엇하겠나 싶은 나이가 되면 오로지 한개의 정답만 분명해진다.
나이들수록 점점 더 복잡하고 혼탁하고 결정은 느려지고 확신은 사라진다는 사실.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구름, 붉게 물들어가는 댑싸리, 솜털을 피우는 억새의 바스락거림에 시선이
멈추고 덩달아 숨이 잠시 멎는 사이 세상은 갑자기 고요해지고 나만 홀로 남은것 같은 그때, 몰입은
나를 휘감아서 속세밖, 아주 낯선 우주 어디론가로 휙~ 던져버렸다.
시간도 공간도 소리도 없는 몇초를 경험한 뒤로 공황장애의 급성증상들이 포악한 성질머리를
조금씩 조금씩 죽이는게 느껴졌고 그럴수록 점점 나는 사진으로 도망칠수밖에 없었다.
나와 타인을 구별하고 나를 어떻게 잘 먹이고 잘 키워야 하는지 비로소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으니
전화위복이라 봐야 하는것인지...그런건 잘 모르겠다.
급성증상은 어느정도 컨트롤이 되고 있고 만성증상은 여전히 내삶의 곳곳에서 운신의 폭을 좁히고
한계치를 긋고 움츠러 들게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에 비하면 이만하면 휴전상태라 볼수있다.
그렇게 사진이 이끄는대로 그 길을 따라가며 제정신으로 돌아오기까지 15년 가까이 걸렸고
흐트러진 내집 정원의 잡초를 뽑고 부러진 가지를 치우며 차근차근 서두르지 않고 내 마음을
정돈하며 사는 기록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