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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Feb 26. 2019

영화흔적남기기 <사바하>

2019.2.25



3일 연속 목 매달아서 죽은 시체를 보게된다.  정확하게는 말하자면. 다카노 카즈아키의 13계단에서 1번. 라스폰트리에 감독의 어둠속의 댄서에서 2번째. 세번째로 사바하에서 또 보게된다.  사실 공포영화를 보는건 고통스럽고, 보고나서도 꽤 오랫동안 헛것이 보일것같은 무서움에 시달린다.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에 흥미로운 구성이 있다고해서 몇번 보려고 시도했다.  피가 잔뜩 나오는 이런 잔혹한 영화를 왜 추천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네다섯번 예약취소를 거듭하다가 결국 보게된다.  영화는 기상천외했다.  gv 에서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 마오배우를 만나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신이치 감독의 익살스러우면서 순진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  마오배우가 gv 에서 자신은 고아출신이기에 도쿄를 20살이 넘어서 처음 가볼수있었다.라고 말한게 기억난다.  자신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그의 모습은 어린 나이지만 존경스럽다. 마우배우. 그녀의 행복을 기원한다.

자, 다시 영화 ‘사바하’ 로 돌아오자.  잔인한 장면도 있고, 공포적인 화면도 있다.  몇일전 본 라스폰트리에 감독의 ‘살인마잭의 집’ 의 영향 때문일까 ?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고 와서인지 담담하게 볼수있다. 촬영현장에서 어떻게 촬영이 이뤄지고 있었을까를 상상했다.    무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기괴한 소리가 들리지만, 사실 현장 촬영때는 배우 주변에 수많은 촬영스텝이 있고, 또 내 시선뒷쪽에 촬영감독이 스테디캠을 매고 숨을 참아가며 찍고 있겠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여기서부터는 주의

4명의 장군..뭐였더라... 네이버 찾아야겠네..음....
사천왕... 원래 귀신의 왕이였는데 불교에 귀의해서 부처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고 한다.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 다문천왕.  이들과 매칭되는 4명의 보육원 아이들.  1999년에 태어난 여자가 그(?)의 영생을 끝낼꺼라는 예언을 듣고, 이를 막기위해서 1999년에 태어난 영월의 여자아이를 찾아서 죽이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일기도 하지만, 예수의 탄생을 막기위해서 2세이하의 수 많은 아이들이 학살당했던 슬픈 날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맞네.  박목사가 크리스마스 풍경을 바라보며 쓸쓸히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1999년에 태어난 금화(이재인역) 그리고 그의 언니. 자연의 세계에 있는 천적이라는 개념을 넣어서 영생을 방해하는 존재의 탄생을 만들어 낸다.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영화는 의외로 상당히 흥미로워서 상영시간 내내 지루하지않고 몰입감 쩔게 봤다.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가 다카노 가즈아키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재미있게 볼수있는 영화다.  다만, 영화평을 보면 호불호가 갈린다.  영화평도 그다지 좋지못한 85%.  이유가 뭘까 ?  지단번 마약왕 역시 평도 안좋고, 관객몰이도 실패했다.  


반면에 극한직업은 평점이 98%, 관객동원 1500만을 넘어섰다.  영화가 제작자의 손을 떠나면 관객의 몫이라고 하지만, 이건 좀 이상하다.  극한직업은 나 역시 보고 깔깔 웃었다.  극장문을 열고 나오면서 치킨집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그런 영화. 그뿐이다.


영화라는 음식을 차려놓으면 중식도 먹고 일식도 먹고, 이태리 음식도 먹고...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먹는게 좋다.  만약 부페에 왔는데 다른 음식은 먹지도 않고 오로지 한식만 모든 사람들이 먹는다고 하면 그것도 좀 이상하지 않을까 ? 이건 음식의 문제일까 ?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문제일까 ?  음식점의 문제일까?


영화 ‘사바나’ 는 의외의 통쾌한 지점이 있다.  영화라는 뻔한 틀에 고정되 있던 내 생각을 흔들었다.  이런 짜릿함이 영화관을 찾게 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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