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하고 나를 드러내는 치유의 글쓰기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by 심리여행가 하루켄

술 마신 다음날, 속 쓰린 것보다 내 에너지가 물에 젖은 담배꽁초처럼 눅눅해진 기분이 드는 게 더 싫다. 친구 만나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면 속이 개운해지고 에너지를 얻는다는 사람도 많던데, 내 경우는 텅 빈 듯 느낌과 에너지가 스르륵 빠져나가 기분이 다운된다. 뭐, 그렇다고 그 친구가 나쁘다거나 잘못됐다는 말은 아니다. 대인관계에서 내 특성이 이런 식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내가 에너지를 얻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 정확하게 어떤 것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에너지를 만들어가는지 모른다. 아마도 평생 뿌듯한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소소한 성취감이야 있었겠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성취감을 말하려고 하니까 딱히 떠 오르는 게 없다. 맘 잡고 1년 반 동안 공부해서 늦깎이로 대학 간 것도 성취라면 성취겠지만, 그것은 암기력 테스트에 지나지 않았다.


나 스스로 뭔가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서 내 성취감을 느껴 본 적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요즘 글쓰기를 하는 것이 나를 지탱해주는 힘 같다. 쨍하고 빛나는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살짝살짝 햇살이 아른거리는듯한 따스함이 스쳐 지나친다. 나를 표현하고 나를 드러내는 치유의 글쓰기좀 더 미친 듯이 하고 싶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중학교 때 읽었던 데미안의 생각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난 지금처럼 숨죽이고 살아가는 세상에 익숙해져 있다. 숨만 깔딱깔딱하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활에 안주해 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이륙할 때 어떤 임계점 이상의 힘이 필요하다. 지금 나도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고요한 질서를 파괴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좀 더 에너지를 집중해서 비상해야겠다. 내 마음의 이야기를 좀 더 열심히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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