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쌓인 문장들은
내게서 태어나기를 원했다.
나는 그런 문장들의 외침을 무시했다.
내 삶을 보라고,
하루를 일해야 하루를 겨우 먹고사는 내가
그 문장을 쏟아내는 행위는 사치라고.
사랑하는 가족들...
본인의 처지도 생각지도 않고 글을 쓰는 당신?
그 조롱 섞인 진심을 대했을 때
내 머릿속의 무언가 툭 끊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나의 펜이 부러지는 소리였다.
그렇게 내가 쏟아내지 못한 문장들, 글들은
내 안에서 고름이 되었다.
고열을 일으켰고
정신을 멍하게 했다.
마취 없는 수술은
시간을 더디 가게 했다.
나는 하루키의 손에 이끌려
지난날의 원고를 펼치게 되었다.
손상되어 복구되지 못한 채,
사라질 뻔한 나의 사진에세이.
내가 그동안 무시하고 외면해 왔던
어리고 나약한 글쟁이가
여기저기 부서진 채 나를 올려다보며
머쓱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 내가 꺼내줄게.
깨어진 사진과
조각난 글들을 조심스럽게 주워 담아
새로운 곳으로 옮겨야겠다.
머릿속의 어지럽던 생각들과
단어밖에 내뱉지 못했던 나의 기도가
문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