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 버티자, Tenacity
아래 기사는 2019년 4월 3일 창업진흥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3월 발표된 “창업지원기업 이력·성과 조사”(이하 조사)에 따르면, 17년 기준 창업지원기업의 5년 생존율은 53.1%로 일반창업기업의 생존율 28.5%(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 2016년 기준) 보다 높게 나타났다.
동 조사는 매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창업지원사업을 수행한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생존율, 고용성과, 재무성과 및 혁신성과 등을 추적 조사하는 것으로, 이번 조사는 창업진흥원이 중소기업연구원에 위탁하여 ’ 09년부터 ’ 17년까지 지원한 기업 22,334개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매출액은 기업 당 평균 6.7억 원을 기록했으며, 증가율은 전년대비 44.62%로 일반 중소기업(11.02%), 대기업(7.93%) 보다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2014년과 2015년 성장이 다소 둔화된 추세를 보였지만, 이후 2017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년 연속 매출액이나 고용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고성장 기업’은 총 422개이며, 이 중 창업 후 5년 이내의 고성장기업인 ‘가젤기업’은 189개 나타났다.
금융서비스 ‘토스’의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창업사업화 지원을 거쳐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였으며, 14개의 기업이 코스닥 및 코넥스에 상장하였다. 또한, 벤처기업, 이노비즈, 메인비즈 등 혁신형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은 2,227개로 조사되었다.
▶ 22,334 / 11,859 / 422 / 189
’ 09년부터 ’ 17년까지 정부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은 기업은 총 22,334개.
그중 정부지원사업을 혜택을 받고도 ’ 17년까지 생존한 기업은 생존율 53.1%로 총 11,859개.
또 그중 3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확률은 1.89%로 총 422개.
또 그중 5년간 고성장할 확률은 0.85%로 총 189개.
위 수치를 조금 풀어서 설명하자면 정부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은 기업 2만 개 중 1만여 개는 폐업 등으로 사라지고 살아남은 기업 1만 개 중 3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할 확률은 1.89%이며 5년 동안 성장성을 유지할 기업은 1%가 채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실감이 되는가? 이것이 스타트업이며 이것이 1%의 현실이다.
'1%가 될 것인가, 아니면 99%가 될 것인가'는 3년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 Tenacity
‘고집, 끈기, 강인함’의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이다.
‘고집, 끈기, 강인함’의 의미를 지닌 스타트업 필수 역량이다.
필자는 다음카카오 대표이사를 역임하셨던 임지훈 대표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만남 속에서 지금도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수수한 옷차림과 ‘Tenacity’였다. 그 만남이 있을 당시엔 다음카카오의 대표이사가 아닌 소프트뱅크의 VC였으니 대략 기간은 2011년쯤으로 기억한다. 후드티와 청바지의 옷차림은 시각적 기억으로 남았다면 업계에 대한 인사이트는 공감각적 기억으로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Tenacity’였다. 그 어떤 기술과 혁신이 아니라 ‘Tenacity’였다. 그 ‘Tenacity’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고 했다. 그 어떤 재무적 지표도 아니고 밸류에이션도 아니었다. 필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한 빈말(?)일 수도 있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왜 그런 말을 해주셨는지 이해가 간다. ‘Tenacity’는 투자를 가능케 하는 재무적 지표를 만들고 밸류에이션을 생성하는 대전제였던 것이다.
스타트업의 수명은 평균 3년이라고 한다. 데스밸리라 불리는 시절도 그 3년 안에 포함된다. 그 3년간 영욕의 세월을 어떻게 버티는가에 따라 스타트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A 스타트업은 출시 한번 못해 보고 개발만 하다 하나, 둘 멤버가 떠나갔고 B 스타트업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1년간 1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했고 C 스타트업은 엑셀러레이터를 만나 3천만 원의 초기 투자금과 인큐베이팅을 받았다. 세 스타트업 중 성공 가능성은 C <B <A 순으로 높을 것이다. 정부지원사업이라도 받으면 생존율은 28%에서 53%로 높아지고 그렇게 3년을 버티면 5년 이상 버틸 확률이 45%로 높아진다. 따라서 스타트업 대표라면 함께할 멤버들에게 지분 몇 프로를 주겠다는 사탕발림이나 10년 후의 핑크빛 미래를 제시하기에 앞서 3년의 Tenacity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대표가 되기 위해 우리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고 3개년 ‘Tenacity’ 계획을 작성해야 한다. 우리의 첫 투자자인 부모님을 설득하고 우리와 함께 유니콘기업을 성장해 갈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흥망성쇠'는 Tenacity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