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무명작가가 일을 병행하면 좋은 점

그냥 일도 같이 하라는 뜻

by 하상인

먼저 제목을 보자마자 화가 났을 수도 있는 무명작가가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나 역시 무명작가로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살아보니 인생은 '관점'이 전부란 생각이 든다. 작가라면 일 병행도 좋은 점이 충분히 많다는 거다. 물론, 무명작가로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진심으로 전업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상당히 괴로울 수도 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일을 하지 않고 글로만 먹고살 수 있다면!'

'...'


글로도 충분히 먹고 산다면 혹은 유명 작가가 된다면 앞선 고민들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한 걸음만 떨어져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에세이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글쓰기와 일을 병행하며 생긴 에피소드와 그 안에서 느낀 감정은 그 작가가 나중에 쓸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할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험상 생생하게 경험한 내용은 반드시 좋은 문장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충분히 울림을 준다. 그렇기에 작가가 다양한 경험을 반강제로 하게 하는 일 병행은 나쁘지 않다.


게다가 내 경험상 더 오래 앉아 있는다고 더 좋은 글이 나오진 않는 것 같다. 일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머릿속에서 구상한 이야기와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일이니 말이다. 지극히 내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의견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일 병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확실히 있다고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책을 쓰기도 하면서 행정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둘 다 글쓰기를 반드시 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또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는 요즘, 영상과 사진이 아닌 글을 기반으로 하는 '블로그'를 통해 홍보할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 병행하기 좋은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행정사를 하며 쌓은 전문지식과 경험은 한 권의 책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상 속 행정심판"이 되기도 했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만을 가지고 일 병행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이런 주장에는 현대 사회 모습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는 과거와 달리 글이 주던 유희, 지식, 정보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나도 많다.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고, SNS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갖춘 것은 '영상' 제공하는 '유튜브'임을 볼 때 글에 대한 소비자가 줄어들 것임을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글로 생계를 유지할 생각은 이제 접어두는 게 좋다. 너무 결의가 단단하면 그만큼 부러지기 쉬운 법이니까.


그러니 진지하게 글 쓰는 일을 자신의 업이라 생각하지만 아직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정도가 아니라면 일 병행을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 상황도 좋게 보면 나중에 작품의 한 페이지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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