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이 힘들게 하는데, 문제는 ‘나’에게 있다고?
2020년 6월 18일 처음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다. 상담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직장 내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7년간 쌓아온 스트레스가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 없이 벼랑 끝에 몰려서야 살려달라는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에 심리상담을 검색하고, 집 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바로 예약했다. 첫날 당시에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여 내가 무슨 말을 했었는지 자꾸 잊어버리고, 워낙 성격상 숫기도 없는 터라 많은 말을 하진 못했다. 막연히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라는 생각 하나로 선생님과의 코칭을 시작했다.
처음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할 말을 생각해서 가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고민이 많았지만 천천히 선생님과 나의 호흡을 맞춰 나갔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고, 끝없는 무기력감 때문에 찾아가긴 했지만, 큰 해결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상담은 대부분 위로나 공감이 주가 되니까, 해결은 안 되겠지. 일단 버티지 못하겠으니까 가보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막연한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자아가 있습니다. 내 마음이 힘든 것은 나의 아픈 자아들이 건드려지기 때문이에요.
어떤 자아가 힘들어하고 있는지 느껴보세요. “
그동안 스트레스의 원인을 회사 동료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저 친구가 날 공격해. 내 말을 듣지 않아. 일을 왜 저렇게 하지?' 하면서 그 사람들의 안 좋은 점에 대해 깎아내리기 바빴다.
하지만, 선생님의 상담은 위로나 공감보다는 나의 아픈 마음과 상처들을 마주 보고 치유하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하여 가르쳐주셨다.
나의 마음을 타인이 주권을 잡는 게 아닌, 내가 주권을 잡도록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너무 힘들 땐 선생님께 SOS를 쳤다. 업무 중에 카톡으로 요청을 구하기도 했다. 상대방의 의도가 정말 그런 것 인지 느껴보려 애쓰고, 있는 그대로 보려고 생각하고, 나의 감정을 알아주려 노력했다. 하나씩 하나씩 양파껍질을 벗기듯 나를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만든 원인에 대해 찾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보다 꽤 마음이 아팠다. 다쳤던 어린 마음이 자라지 못했다. 무섭던 아버지와의 관계, 항상 바쁜 엄마. 엄마가 필요했던 시기에 아버지와의 관계가 힘들어 집을 나가신 엄마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던, 너무 슬프고 보고 싶었지만 울면 안 된다고 꾹꾹 눌러 담던 초등학생 아이, 아주 많이 사랑하던 강아지를 때린 아버지, 무섭던 아버지에게 평소에 아무 말하지 못했던 나는, 강아지를 위해 있는 용기를 다해 제발 그러지 말아 주세요라고 외쳤었지만, 조용히 하라는, 울지 말라는 소리침이 부모님과의 신뢰, 나의 목소리, 모든 것들을 지하 동굴 깊은 곳으로 끌고 내려왔다는 걸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든 기억들을 마주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줄곧 너무 힘들면 바로 마주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해주셨다. 내 마음은 빨리 내 아픔들을 직면해서 편안해지고 싶었지만 눈물샘이 터져 나오는 그 상황들을 마주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다음에 하겠습니다." 하고 물러나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조금씩 마주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눈물을 억누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다.
감정이 올라와도 울면 안 된다는 아이가 반사 신경처럼 올라온다. 선생님 앞에서 조차 눈물을 억누르느라 힘들었다. 울어도 괜찮다고, 펑펑 한숨 울어야 괜찮아지는 것들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